[문화, 장벽을 넘다④]휠체어로 등반하고 카누도 타고…무장애 열린관광[뉴시스 창사 22년]
문체부-관광공사 전국 열린관광지 132곳 운영장애인 특화 여행코스 개발'춘천 의암호 킹카누'· '연곡해변 캠핑장' '남원항공우주천문대' 등'대구 비슬산', 휠체어 리프트 탑재 전용차량 운영
여행은 즐거운 몸부림이다. 갑갑한 일상에서 잠시 떨어져 광활한 대자연을 느끼고, 가족·지인과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추억을 쌓는 시간이다. 하지만 이동약자들에게 여행은 너무나도 어렵다. 여행지까지의 이동수단을 확보했다고 해도 여행지에서 화장실을 이용 못해 고통스럽지 않을 지, 단차가 심해 휠체어로 이동할 수는 있을 지, 그 모든 것이 걱정거리다. 이 때문에 장애인 여행율은 13.5%(2021년 국민여행조사 기준)로, 비장애인(93.9%)에 비해 매우 낮다. ◆문체부-관광공사, 전국 132곳 열린관광지 운영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관광취약계층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시설을 개선하고 취약계층 유형별로 즐길 수 있는 체험 콘텐츠를 마련, 모두가 여행하기 편리한 관광환경을 만드는 '열린관광지'를 조성하고 있다. 2021년 WTO-세계관광기구 '접근가능 및 포용관광 부문' 우수사례로 선정되는 등 국제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는 사업이다. 2015년부터 올해까지 132곳의 열린관광지가 선정돼 운영되고 있거나 운영을 앞두고 있다. 내년에는 관광 취약계층을 위한 열린관광지와 무장애 관광도시 예산을 올해보다 확대, 열린관광지 선정을 연 20곳에서 30곳으로 늘릴 예정이다. 연곡해변 캠핑장, 춘천 킹카누 등이 대표적 열린관광지로 꼽힌다.
◆남원, 휠체어에 앉아서 쏟아지는 별 본다 최근 준공을 마친 남원항공우주천문대는 휠체어를 탄 채로 쏟아지는 별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휠체어 이용자는 물론 고령자와 어린이 등 이동약자가 안전하고 편리하게 천체관측을 할 수 있도록 특수 접안 설비를 도입했다. 바닥 기울기 조절이 가능한 휠체어 전용석을 천체 투영실에 설치, 휠체어를 탄 채로 편안하게 돔 스크린을 감상할 수 있다. 국내 4대 누각이자 춘향전의 배경으로 유명한 광한루원에서는 장애인도 쉽게 입을 수 있는 유니버셜 디자인 한복을 제작해 대여한다. 유니버셜 디자인은 장애 유무, 고령, 성별 등 신체적·정신적 능력 여부와 관계없이 누구나 이용하기 편리하게 고안된 디자인으로, 모두가 즐길 수 있다.
참꽃(진달래) 군락지로 유명한 대구 비슬산은 해발 1000m에 이르는 정상을 휠체어로 오를 수 있는 곳이다. 산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는 휠체어 리프트가 탑재된 전용 차량, 정상 참꽃 군락지까지 휠체어로 이동할 수 있는 전용 데크 등을 조성했다. 장애인 주차장과 화장실 등이 마련돼 있고, 출입구까지 턱이 없어 휠체어로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춘천 의암호에는 국내 최초로 휠체어 탑승이 가능한 킹카누장이 운영되고 있다. 휠체어 고정식 카누는 휠체어를 탄 장애인 4명이 탑승할 수 있으며 길이는 8m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동승 카누는 12명이 탑승할 수 있다. 킹카누 외에도 남이섬 집코스터, 소양강스카이워크, 박사마을어린이글램핑장 등이 열린관광지로 조성됐다.
◆촉각으로 즐기는 마이산, 시각장애인 해설 프로그램도 전북 진안 마이산 역시 이동약자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열린관광지다. 마이산 모양을 그대로 본떠서 만든 촉각 전시물과 촉각교구를 활용해 열린관광지 최초로 시각장애인을 위한 관광해설 동행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마이산은 산봉우리가 말의 귀를 닮아 '마이산(馬耳山)'으로 불리는 곳이다. 산 전체가 수성암으로 이루어진 세계 최대의 타포니 지형이기도 하다.
◆강릉 1호 무장애 관광도시, 무장애 연곡해변캠핑장 강릉 연곡해변캠핑장에는 휠체어 사용자가 이용할 수 있는 UD(유니버셜 디자인) 카라반과 캠핑데크가 설치돼 이동약자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캠핑장 내 솔밭 보행로 역시 휠체어나 유모차로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잘 정비됐다. 샤워실과 화장실은 물론 촉각·음성 안내판 등도 정비됐다. 강릉에서는 또다른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문체부와 공사는 지난해부터 열린관광지를 넘어 무장애 관광도시를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 1호로 강릉시를 선정했다. 3년간 최대 40억원의 국비 외에 건축, 도시계획, 교통계획, 유니버설 디자인, 무장애관광 등 각 분야별 전문가 컨설팅 등 전방위 지원에 나선다. 공사와 강릉시가 국비와 지방비를 1대 1로 매칭 투입해 무장애 관광도시를 조성한다. 연차별로 무장애 관광교통 개선, 무장애 관광인프라(숙박·식음료·쇼핑시설 등 민간시설 포함) 개선, 무장애 관광정보 안내 확대, 무장애 관광서비스 강화 사업 등이 진행된다. 사업 추진 전 과정에 장애인이 직접 참여한다. 공사는 이 외에 전국 8000여개 관광시설 무장애 편의정보를 담은 '열린관광 모두의 여행' 사이트를 운영, 열린관광지 외 다양한 여행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관광공사 관광안전복지센터 박소영 파트장은 "열린관광 사이트를 통해 열린관광지로 지정된 곳 외에 일반관광지들의 접근성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며 "모든 관광지가 열린관광지가 되는 날까지 열린관광지를 잘 조성해 나가겠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