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5개월만의 1심 무죄…대법원 판결은 언제쯤?[이재용 무죄]
검찰이 항소에 나설 경우 법정 공방은 계속되겠지만, 1심과 달리 이후 재판 속도는 한결 빠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3년 넘게 걸린 재판…왜 이리 오래 걸렸나 5일 재계에 따르면 이번 1심은 2020년 9월 공소장이 접수된 지 3년5개월 만에 선고가 나왔다. 앞서 이 회장이 연루된 또 다른 사건인 국정농단 사건은 2017년 2월 재판에 넘겨진 이후 2021년 1월 재상고심에서 확정될 때까지 4년이 걸렸다. 이를 감안하면 이번 불법 승계 재판은 속도가 훨씬 더뎠다. 재판이 이렇게 길어진 까닭은 이번 사건이 그만큼 복잡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재판 기간과 별개로 검찰 수사에 걸린 시간은 만 1년9개월. 수사기록 19만페이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얽히고 설킨 사건의 실타래는 재판에서도 그대로 이어져, 1심 공판만 106회가 열렸다. 양측 입장이 팽팽하게 엇갈린 점도 불법 승계 재판이 장기화한 배경이다. 1심은 세세한 사실 관계를 따져야 하는 '사실심'인데 이재용 회장 측이 검찰이 제시한 증거에 동의하지 않았기 때문에, 증인 신문에 시간을 많이 할애했다. 진술자를 증인으로 법정에 불러 확인하는 절차도 뒤따랐다. 이와 함께 이재용 회장을 비롯한 삼성 전현직 임원 11명 등 피고인이 14명이나 되는 데다, 이들을 변호하기 위한 변호인 수가 많다는 점도 선고가 지연된 배경으로 꼽힌다. ◆다툼의 '불씨' 여전…앞으로 전망은 어떻게 이번 1심 판결이 무죄로 나왔다고 해도 검찰과 삼성, 다툼의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다. 재판부가 1심에서 이 회장 측 손을 들어줬지만, 검찰이 일주일 내 항소를 결정하면 이재용 회장은 앞으로도 재판정에 계속 서야 할 수 있다. 매주마다 열리는 2심 공판에 참석하려면 이 회장은 해외 출장 등 경영 활동에 여전히 제약이 불가피하다. 기업 총수로서 책임 경영을 위한 사내이사 복귀도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2심은 1심보다는 더 빨리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한 차례 증인 신문을 거쳐 사실관계에 대해 상당 부분 정리가 된 상태기 때문이다. 이에 2심은 증인 신문보다는 법리 공방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이를 고려하면 재판 기간은 1심보다는 크게 단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심 결론도 상대적으로 빨리 나올 가능성이 제기된다. 대법원 상고심은 1·2심 판단에 법리적인 문제가 있는지 살피는 '법률심'으로, 사실 여부보다 법리해석이 제대로 됐는지에 초점을 맞춰 진행하기 때문이다. 이어 대법원은 심리한 뒤 판결에 대한 인용·파기 여부를 결정하는데, 원심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판결이 확정된다. 만약 파기가 결정되면 2심에서 다시 재판해야 하지만, 통상 파기환송심은 3~4개월 내 마무리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일단 1심에서 무죄가 내려진 만큼, 이재용 회장과 삼성을 둘러싸고 9년째 지속되고 있는 '사법 리스크'는 머지 않아 일단락될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