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亞·중동까지…원전 확대 세계적 추세되나[원전 생태계 과제는②]
탈원전 日, 녹색전환서 '원전 최대 활용' 명기中 원전 상업운전에 착공…이집트 최초 발전IAEA "2050년까지 원전 발전량 3배↑ 전망"
[세종=뉴시스]이승주 기자 =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글로벌 에너지 위기가 고조되면서 곳곳에서 에너지 자립도를 키우기 위한 대안으로 원전 확대를 검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탈원전을 선언했던 일본에서도 재검토 움직임이 감지되는 한편 신흥국에서는 본격 확대에 돌입했다. 12일 한국원자력산업협회(KAIF)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전력생산량 중 원전 비중은 30.4%다. 전력수급기본계획 10차에 따라 2036년까지 비중은 34.6%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세계적으로 프랑스(62.6%)와 벨기에(46,.4%), 체코(36%), 핀란드(35%) 등이 원전 발전비중이 높은 편이다. 중국(5%) 등 신흥국이나 후쿠시마 사고로 탈원전 정책을 펼쳐온 일본(6.1%) 등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지만 이보다 확대하거나 재검토하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KAIF가 발간한 '2023 세계 원자력발전의 현황과 동향'에 따르면 벨기에는 원전 폐지 시기를 늦추기로 했다. 스웨덴은 원전 개발 관련 엄격한 제약을 철폐키로 했다. 일본에서는 '녹색전환(Green Transformation) 실현을 위한 기본방침'이 지난해 2월 내각회의에서 결정됐다. 여기에는 '원전을 최대한 활용한다'고 명기됐으며, 폐지를 결정한 원전의 교체를 가능하게 한다는 방침이 포함됐다.
신흥국·개발도상국 등에서는 원전 도입에 더욱 적극적이다. 중국에서는 지난 2022년 원전 2기가 상업운전을 시작했고 5기가 착공했다. 지난해에는 6기가 착공됐으며 향후 3년 간 6~8기를 건설할 계획이다. 인도는 오는 2032년까지 원전 설비 용량을 현재의 3배로 늘린다고 발표했다. 700㎿급 가압중수로 건설 계획도 밝혔다. 이집트에서는 최초의 원전 발전이 시작됐다. 튀르키예에서는 아쿠유 4호기 건설이 개시됐다. 아랍에미리트(UAE)에서는 우리나라 바라카 2호기가 상업운전을 개시했으며, 3호기도 송전을 시작했다. 파키스탄에서는 중국의 화룽 1호를 채택한 카라치 3호기가 지난해 4월부터 상업운전 중이다. KAIF 관계자는 "기존 원전 발전국의 원전 증설이나 운전 개시는 물론 이집트나 폴란드처럼 지금까지 원전이 없던 나라에서도 도입을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이 나타났다며 "세계적으로 원전 역할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물론 전세계에서 중요한 발전원은 여전히 석탄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점차 발전량에서 석탄이 차지하는 비중은 줄어드는 반면 원자력 발전량 오는 2050년까지 약 3배 늘어날 것으로 봤다. 전기소비량이 2050년까지 약 2배 늘어나면서 무탄소 전원에 발전 단가가 저렴한 원전 비중이 커질 것이란 설명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발표한 '2050 세계 에너지·전기·원자력 전망'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전세계 발전량의 약 36%를 석탄이 차지하는 반면, 원전은 9.2%에 그친다. 이는 전년 대비 0.6%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원자력이 전세계에 발전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80년부터 1990년까지 두 배 늘었지만 2000년 이후 감소했다. 하지만 오는 2050년에는 2022년 대비 전체 설비용량이 약 2배 늘어나는 가운데, 원전설비 용량은 최대 2.4배 늘어날 것으로 봤다. 전체 발전량은 같은 기간 약 80% 증가하는 동안 원전 발전량은 최대 3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원전업계 관계자는 "인구와 전기소비가 증가하고 기후변화와 에너지 안보 등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면서 전세계적으로도 원전이 에너지 믹스에서 일정부분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무탄소 전원으로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역할이 원전에서 유지되고 확장되기 위한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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