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떠난 전공의들 '무급 생활' 시작되나…정부 "월급 안 줘도 돼"(종합)
근무지 이탈 전공의 전날 기준 1만1985명 '92.9%'3회 이상 면허 정지 또는 겸직 시 면허 취소 대상복지부 내 전공의 보호·신고센터 설치…복귀 보호이달 중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매월 100만원 지원신규 외래, 2차 병원 의뢰 거쳐야 '상종병원' 진료11일부터 군의관 20명, 공보의 138명 등 파견키로
[서울=뉴시스] 이연희 구무서 기자 = 전공의 92.9%에 달하는 1만1985명이 여전히 근무지를 이탈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행정처분 사전통지서를 발송하는 한편, 일을 하지 않은 기간에는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밝혔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복지부가 100개 수련병원을 대상으로 전공의 1만2907명의 근무 현황을 점검한 결과, 지난 7일 오전 11시 기준 계약 포기 및 근무지 이탈자는 92.9%인 1만1985명이었다. 전날과 비교하면 이탈자는 766명, 이탈 비율은 1.1%포인트(p) 증가했다. 복지부는 현장 점검 실시 결과 업무개시명령을 위반해 미복귀한 것으로 확인된 근무 이탈자를 대상으로 지난 5일부터 행정처분 사전통지서를 등기우편으로 발송하고 있다. 박 차관은 일부 의사들이 전공의 구제를 위해 취업시키는 행위도 불법이라고 강조했다. 박 차관은 "면허정지 기간 중 의료행위를 하거나, 3회 이상 면허정지 처분을 받을 경우 면허 취소 대상이 된다"며 "고용관계 규정 해석에 따라 전공의가 근로를 제공하지 않은 기간 동안에는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말했다. 또 박 차관은 "집단행동을 하는 전공의들이 현장에 복귀하거나 병원에 남아 있는 전공의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배신자로 낙인찍고 협박성 댓글로 위협한다는 제보가 잇따라 제기됐다"며 "이러한 행위는 엄연한 범죄 행위로, 정부는 엄정하게 대응하겠다. 복지부 내 전공의 보호·신고센터를 설치해 보호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차관은 "소아청소년과 외에도 분만, 응급 등 다른 필수의료 과목 전공의들까지 지원할 수 있도록 대상 범위를 조속히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시범사업을 통해 전공의 연속근무 36시간을 단축시키는 방안도 조속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장 의료진에게 격려 수당을 지급하기로 했으며 전공의 집단행동이 시작한 2월20일로 소급해 지급할 예정이다. 또 정부는 전공의 연속 근무 시간을 36시간에서 24시간으로, 주간 근무 시간 상한을 80시간에서 단축하는 방안도 검토해 나가기로 했다. 전공의 이탈이 길어지면서 환자들의 피해도 늘어나고 있는데, 복지부가 운영하는 의사 집단행동 피해신고·지원센터에 접수된 피해 사례는 16건 늘어 누적 424건이다. 구쳊거으로 수술 지연이 307건으로 가장 많고 진료 취소 59건, 진료 거절 40건, 입원 지연 18건 등이다. 이 외에 의료 이용 불편 상담 482건과 법률 상담 지원 135건 등이 있다. 그러나 박 차관은 '의료 대란'은 없다며 비상진료체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복지부에 따르면 상급종합병원 환자는 2월1일부터 7일까지 평균 대비 3월4일 기준 40.7%까지 감소했으나 3월7일에는 33.4% 감소로, 다소 회복했다. 상급종합병원 중환자실 입원환자 수는 약 3000명대로 평시와 비슷한 규모다.
박 차관은 "일각에서 제기하는 의료 대란이란 표현은 과장된 것"이라며 "수련생인 전공의가 현장을 비웠다고 의료에 혼란이 생기는 것이 비정상적인 것이며, 대한민국 의료의 비상대응 역량은 그렇게 약하지 않다"고 말했다. 정부는 상급종합병원이 중증 환자 위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신규 외래환자의 경우 2차 병원 검사와 의뢰를 거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박 차관은 교수들을 향해 "교수님들마저 환자의 곁을 떠나겠다고 한다면 전공의들이 돌아올 길이 가로막히게 된다"며 "전공의들이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로서, 교수님들께 수련 받는 제자로서, 의사와 수련생의 본분을 다하는 길을 열어주시고, 그 길로 인도해주시길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또 "최근, 집단행동을 하는 전공의들이현장에 복귀하거나 병원에 남아 있는 전공의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배신자로 낙인찍고, 협박성 댓글로 위협한다는 제보가 잇따라 제기됐다"며 "전공의들이 환자 곁을 떠난 건 자의가 아니며, 지금이라도 돌아오고 싶어도 동료들의 집단 따돌림과 괴롭힘이 두려워서 현장에 돌아올 수 없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람을 살리는 직분을 부여 받은 의사들이 어쩌다 이런 상황에까지 이르게 됐는지 마음이 답답하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