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타나베 부인의 선택은[엔캐리 청산되나①]
20조 달러 '엔캐리트레이드' 자금 청산될까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일본의 역사적인 마이너스 금리 정책 종료 선언에 따른 ‘와타나베 부인’의 선택에 글로벌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랜동안 일본인 투자자들은 저렴한 엔화를 빌려 금리가 높은 국가의 자산에 투자하는 ‘엔캐리크레이트’에 나섰다. 이들이 본격적으로 청산에 나설 경우 국제 금융 시장에 미치는 파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외신에 따르면 지난 19일 BOJ는 단기 기준금리를 연 0~0.1%로 인상했다. 2007년 2월 이후 약 17년 만의 금리 인상이다. 아울러 장단기 금리조작(YCC)을 폐지해 금리 변동을 용인했다. BOJ는 지난 2016년 마이너스 금리 도입 후 단기 금리를 연 -0.1%로 유지하고, 장기 금리는 YCC를 통해 연 0±1%로 동결해 왔다. 오랜기간 BOJ가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엔캐리트레이드’ 투자가 성행했다. 통상 ‘와타나베 부인’이라고 불리는 일본 투자자들이 ‘엔캐리트레이드’를 통해 투자한 해외자산 규모는 최대 20조 달러(약2경6700조원)에 달한다. BOJ가 본격 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엔캐리트레이드’ 자금 중 일부가 일본에 되돌아가면서 국제 금융 시장에 주는 충격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BOJ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 종료에 대해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일본을 넘어 전 세계에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엔화 약세 지속 가능성이 높은 현재로서는 급격한 ‘엔캐리트레이드’ 우려는 높지 않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마이너스 금리 포기에도 금리 인상 규모가 소폭에 그친데다 BOJ가 여전히 완화적인 정책을 이어갈 것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우에다 가즈오 총재는 “현 시점에서는 당분간 완화적 금융환경이 계속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엔화 반등 역시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마이너스 금리 포기 가능성이 언급되면서 이달 중순 달러당 146엔 대에서 움직이던 엔화값은 3월 BOJ 회의 후 151엔대까지 가치가 되레 떨어진 상황이다. 임제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BOJ의 통화 정상화는 엔화 절상 요인이지만, 점진적으로 진행돼 큰 폭의 엔화 절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변수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선택이다. 연준이 본격적으로 금리를 낮추기 시작하면 미국과 일본 간의 금리 차가 좁혀지면서 엔화 가치 급등에 따른 '엔케리트레이드' 청산 유인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3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점도포에서는 올해 3차례와 3년 내 9차례 인하가 예고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의 6월 금리 인하 확률은 70%에 달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은(WSJ)는 BOJ의 마이너스 금리 폐지에 대해 “천천히 움직이는 쓰나미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호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BOJ 결과가 당장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추세적으로 BOJ의 통화정책 정상화에 따라 ‘엔캐리트레이드’ 매력이 조금씩 줄어드는 등 글로벌 투자 환경이 변화할 것”이라고 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