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시대"…명비어천가 된 민주 최고위 경선
친명 후보자들 정책·비전 제시보다 앞다퉈 충성경쟁강선우 "어대명 아닌 당대명" 한준호 "당원주인 정당 만든 분"당내 "이재명 친위대 뽑는 선거 돼" 비판…친명 좌장도 쓴소리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8월 전당대회를 치르는 더불어민주당의 최고위원 선거가 연임이 확실시되는 이재명 전 대표에 대한 충성 경쟁으로 흐르고 있다. 출마자 모두 친명(친이재명)계 일색인 데다 출사표도 정책이나 미래 비전 제시보다 이 전 대표를 칭송하는 '명비어천가'로 채워져 당내 다양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6일 민주당은 전당대회 준비위원회와 선거관리위원회를 공식 출범하고 본격적인 전당대회 준비에 돌입했다. 전당대회의 후보 신청 접수는 다음 달 초 받을 예정이다. 당대표 선거는 이 전 대표 외에 뚜렷한 도전자가 없는 가운데 5명을 선출하는 최고위원 경선엔 10명 안팎이 도전장을 내밀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까지 출마를 공식화한 후보는 재선의 강선우 의원과 김병주 의원 2명으로 이들은 이 전 대표의 '러닝메이트'를 자처하고 있다. 출사표도 사실상 '이재명 찬양'으로 채워졌다. 강성 친명인 강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 시대, 강선우가 열겠다"며 "이재명을 지키는 일이 민주당을 지키는 일이고, 민주당을 지키는 일이 나라를 지키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이 아니라 '당대명'(당연히 대표는 이재명)"이라며 "이재명 대표의 연임은 '당원의 명령'이기 때문에 이는 이재명 일극체제가 아니"라고 했다. 김 의원은 "이재명 대표와 함께 위기의 대한민국을 구하겠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최고위원 출마를 준비 중인 3선의 전현희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이 전 대표와 손잡고 찍은 사진을 올렸다. 전 의원은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의 집요하고도 무도한 정치적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당당하게 맞서며 뛰어난 리더십으로 총선에서 민주당의 압도적 승리를 이끌었다"며 "힘든 내색 않고 늘 털털 웃는 모습에 마음이 짠하다. 민주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치켜세웠다. 역시 최고위원 출마가 유력한 재선의 한준호 의원은 이 전 대표가 연임을 위해 대표직에서 물러나자 페이스북에 "'당원이 주인인 정당'을 만드신 이재명 대표님의 내일은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향해 힘차게 시작될 것"이라며 "그 길, 주저 없이 굳건히 가실 수 있도록 동행하겠다"고 적었다. 이 외에 최고위원 후보로 거론되는 김민석(4선)·이언주(3선)·민형배(재선) 의원 등도 모두 친명계다. 원외에서도 이 대표 측근인 김지호 정무조정부실장과 총선 기간 비명계를 원색적으로 비난한 정봉주 전 의원 등이 출마를 저울질 중이다. 이런 흐름에 당내에서도 친명 마케팅이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은 지난해 전당대회 때 권리당원 투표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당헌을 개정했다. 권리당원의 상당수는 이 대표 열성 지지자들로 이들의 입김이 경선 결과를 좌우할 가능성이 커졌다. 한 중진 의원은 "2년 전 '이재명 1기' 체제에는 고민정 의원 등 비주류 의원이 지도부에 합류했는데 이번 2기 체제는 출마 희망자들 가운데 비명계로 분류되는 인사는 찾기 어렵다"며 "'이재명 친위대'를 뽑는 선거가 됐다"고 한탄했다. 친명계 좌장 격인 정성호 의원도 이날 최고위원 후보자들의 '명심(이재명 대표의 마음) 경쟁' 양상에 대해 "별로 좋아 보이지 않았다"고 쓴소리를 했다. 정 의원은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최고위원으로서 민주당을 어떻게 혁신할 것이고 다음 지방선거, 차기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민주당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될 것인지 자기의 비전과 가치를 제시해야 한다"며 "이 대표와 가깝다, 이 대표와 함께 지방선거와 대선에서 승리하겠다는 이야기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