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국민담화' 지켜 본 의료계…"기존입장 재확인 답답"
尹 "의료개혁 차분하고 꼼꼼하게 추진"의료계 "전공의 유인책 안 보여 답답""전문의 중심 병원·필수의료 강화 의문"
윤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담화·기자회견에서 "연금·의료·노동·교육개혁과 저출산 등 인구 위기 극복을 위한 '4+1 개혁'은 민생과 직결되고 우리의 미래를 지키는 것"이라면서 "의료개혁은 국민들이 걱정하지 않으시도록 차분하고 꼼꼼하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개혁에는 반드시 자기 이익에 배치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저항이 강하다"면서 "국가의 미래와 미래 세대를 위해 뚝심 있게 밀어 붙여야 하는 부분과 국민들의 불편을 살펴가면서 해야 하는 부분들을 잘 구별해서 국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의료 개혁 방향으로 연내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중증·응급질환 중심 개편), 필수의료 보상 체계 개선, 의료소송 리스크 부담 완화 등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오는 14일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행을 앞두고 있어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은 정부안대로 추진하고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은 의료계와 논의해 합리적으로 결정하겠다고 언급했다. 의료계에서는 "대통령의 의료개혁에 대한 입장에 변화가 없어 보인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공의나 의대생들이 병원과 학교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하는 유인책이 보이지 않아 의정 갈등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이유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A 교수는 "정부는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을 통해 '전문의 중심 병원'을 만들겠다고 했지만 전공의 수련 시스템이 망가진 마당에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면서 "(전공의 복귀를 유도하려면)협의체에서 합리적인 결정을 하고 이를 존중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내후년 뿐 아니라 내년도 모집 인원도 논의하고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사 양성 시스템은 전공의 과정인 인턴(1년)·레지던트(3~4년)를 거쳐 전문의 자격을 따는 하나의 고리로 연결돼 있다. 그런데 의정 갈등으로 전공의들이 대거 수련병원을 떠나면서 전문의 배출이 급감할 전망이다. 내년에 전문의 자격 시험을 볼 수 있는 전공의는 지난해(2782명)의 5분의 1 수준인 576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특히 사직 전공의와 예비 의사인 의대생이 내년에도 복귀하지 않으면 전문의 기근 현상은 향후 수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
주수호 미래의료포럼 대표(대한의사협회 전 회장)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기자회견과 관련해 "전파 낭비"라면서 "입은 다물고 행동을 할 때"라고 밝혔다. 필수의료를 기피하는 주요인으로 꼽혀온 의료소송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의료사고 배상 책임보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A 교수는 "책임 보험이 의사 개인의 의료사고 배상액 부담을 줄이는 것이라면 큰 의미는 없다"면서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항상 완벽할 수는 없는 것이 의료인데, 완벽하지 않았다는 이유 만으로 피고가 돼 법적 판단을 받아야 하는 상황 자체가 의사들에겐 고역"이라고 말했다. 최근 정부가 세수 부족으로 올해 약 7조~9조 원의 예산을 불용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우면서 만성화된 필수의료 저수가 문제가 해소될 수 있겠느냐는 목소리도 있다. 한 대학병원 C 교수는 "수가 인상이 없던 일이 되거나 찔끔 올리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