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은 간다"…조선주에 쏠린 시선[가을 증시가 온다②]
증권가 "재료 여전…중장기 상승 모멘텀 유효""한미 조선 협력 실효 따져봐야" 신중론도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가을 증시를 맞은 증권가의 시선이 조선주에 쏠리고 있다. 한미 조선업 협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가운데 추가 수주에 따른 상승 모멘텀이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이란 평가에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조선주가 최근 한미정상회담을 기점으로 급락했다가 1거래일 만에 반등한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9일 기준 HD현대중공업(3.38%)을 비롯해 HD현대마린엔진(9.13%), 세진중공업(9.67%), HJ중공업(21.81%), 한화엔진(16.28%), 한화오션(2.00%) 등은 상승 마감했다. 지난 27일 반등에 성공한 조선주가 3거래일 연속 강세를 띤 것이다. 앞서 조선주는 한미정상회담 직후 차익 실현 매물 출회로 일제히 급락한 바 있다. 상승 동력이 여전하다는 컨센서스가 반등 배경으로 꼽힌다. 단기 이벤트가 끝났음에도 중장기 상승 모멘텀은 유효하다는 평가다. 한미정상회담에서도 언급된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가 대표적 재료다. 미국이 자국 내 조선업 재건 의지가 있지만 단기간 내 성과를 내기 어려운 만큼 한국의 역할 확대가 필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이번 회담에서 "우리는 한국의 선박을 사랑한다"고 언급하며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한미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조선업을 적극적으로 언급한 것은 미국 측이었다"며 "미국이 조선업을 재건할 것이지만, 단기간 내 재건 사업의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조선업 재건에) 한국의 역할이 더 많아질 전망"이라며 "국내 조선업계 수혜가 구체화하는 시점까지 긍정적 투자 시각을 유지해도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등이 '원팀'으로 최대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사업(CPSP)에 도전한다는 소식도 기대 요소다. 두 회사는 독일 티센크루프 마린시스템즈(TKMS)와 함께 최종 결선인 숏리스트(적격 후보)에 선정됐다. CPSP는 3000t급 잠수함 12척을 도입하는 내용으로 계약 규모가 20조원에 달한다. 향후 30년간 운영·유지 비용을 감안하면 계약 규모는 최대 60조원으로 추정된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는 최종 사업자 선정 기대감을 반영해 먼저 반응할 것"이라며 "공식 보도문에서 캐나다 정부가 강조한 것은 빠르고 정확한 납기다. 원팀의 제작 능력과 전력화 경험이 돋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선업이 역대 최고 수준의 호황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도 잇따른다. 이에 조선주가 상반기에 이어 가을 증시에서도 강세를 띨 것이란 전망이다. 오지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건국 이래 조선업은 최고 호황기에 진입하는 상황이라고 판단한다"며 "실적과 수주, 상승 동력의 삼박자가 모두 좋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조선소들의 선종 구성은 고부가가치선인 LNGc, LPGc, 컨테이너 위주다. 또 과거와 달리 미국발 상승 동력도 기다리고 있다"며 "이에 따라 과거 대비 기업 가치 평가를 위한 배수 지표가 높아야 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의 실효를 따져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의 구체적 계획이 발표되기 전인 만큼 국내 대형 조선사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알 수 없다"며 "수혜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다소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미국 내 조선 사업 확장 과정에서 리스크(위험) 요인이 분명 존재한다"며 "부족한 인력과 공급망 부재, 대규모 투자에도 수익 회수 불확실성 등이 리스크 요인"이라고 꼬집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