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커닝 막기보다 평가 바꿔야"…대학 시험 재정비 목소리
학생들 "누가 안 쓰나"…대학 시험 신뢰 흔들비대면 시험 한계…교수들 "평가 방식 다시 짜야"서울대·연세대 등 AI 윤리 관련 자리 마련
최근 연세대 비대면 온라인 교양 수업인 '자연어 처리와 챗GPT' 수업에서 AI를 활용한 집단 부정행위가 적발되면서 대학가가 들썩이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자리 잡은 비대면 시험 환경이 AI 커닝을 제어하지 못하면서 대학의 전통적인 평가 시스템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연세대 신촌캠퍼스 게시판에는 '걸리지 않으면 그만'이라며 AI 커닝에 대해 죄책감 없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해당 과목 담당 교수는 "자수하는 학생에 한해서 중간고사 성적만 0점 처리하겠다"고 권유했지만 오히려 "자수를 왜 하냐", "교수님이 잡지도 못하는데 괜히 말해?"라는 댓글이 게시됐다. 실제로 해당 과목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벌인 10여명의 학생은 아직 자수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반응이 이어지자 일부 학생들 사이에서는 근본적으로 비대면 시험 구조의 문제를 지적하는 반응도 나왔다. "자연어처리 과목만 타깃 된 거지 다른 과목도 다 그렇다"며 학생들 사이에서 AI 커닝이 이미 일상화됐다는 것이다. 한 연세대 재학생은 "시험 구조의 문제도 있다"며 "누군가는 안 걸리고 커닝할 수 있는 구조이니 혼자 AI를 안 쓰면 불리하다고 생각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상적인 수강생만이 피해자인 상황"이라며 "부정행위한 학생들을 솎아내지 못하고 수십명이 커닝을 하게 만든 수업 구조도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수업이 늘고 온라인 시험과 과제 제출이 늘면서 학생들의 AI 활용도도 높아지기 시작했다. 문제는 학교 제도는 여전히 오프라인 기준에 머물러 있고 평가 방식도 기술적으로 미비하다는 점이다. 실제로 교수들은 AI 커닝을 두고 학생들을 비난하기 전에 시험 평가 방식 자체가 시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정보 접근성이 극대화된 시대에 '닫힌 시험' 방식만 유지하는 건 현실과 괴리가 크다는 것이다. 한 사립대학 교수 A씨는 "(이번 사태가) 학생들만의 잘못은 아니라고 본다. 시대의 흐름에 맞게 평가 방식을 다양화해야 한다"며 "실습 혹은 발표 등을 통해 학생들이 실제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성적을 매기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다른 사립대학 교수 B씨도 "이제 AI를 활용하는 능력도 상당히 중요하기 때문에 일부 과목은 아예 사용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며 "AI 커닝을 막기 위해 과거처럼 대면 시험만을 통해 성적을 평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제한된 시간 내에 AI를 활용하고 이를 본인이 학습한 내용과 결합해 창의적인 답을 제출하는 등 기존 학습 능력과 혼용하는 방식으로 평가 방식을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한편 이번 사태를 계기로 연세대는 학내 AI 혁신연구원의 주재로 이른 시일 내에 AI 윤리에 대한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모으는 공청회를 열기로 했다. 교직원·학생 등 누구나 참여 가능한 자리로 마련할 계획이다. 이와 별개로 또 부정행위가 적발된 학생에 대한 처분은 별도로 진행할 계획이다. 연세대 관계자는 "학생에 대한 평가 권한은 교수자에게 있다"면서도 "사안에 따라 혹은 교수가 요청할 시 학과와 학생처를 통해 징계위원회가 진행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대는 오는 21일 학부생을 대상으로 '챗GPT로 숙제해도 될까요'라는 워크숍을 개최한다. 서울대는 이번 사태를 고려한 듯 행사 공지문에 서울대는 행사 공지문을 통해 '학생들의 AI 활용 과제 수행에서 나타나는 학업 진실성 문제' 등을 쟁점으로 들었다. 아울러 올해 2학기인 지난 9월부터는 '지속 가능한 AI리더십' 교과 인증 과정을 개설해 수업을 진행 중이다. 인증 과정에는 ▲현대사회와 윤리 ▲과학기술과 사회정의 ▲데이터와 기술문화 ▲인공지능과 데이터 윤리 등 6개 강의가 포함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