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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조 기술수출 이룬 '신약 플랫폼'…유망 기술기업 어디?

등록 2025-11-14 11:03:47   최종수정 2025-11-18 10:5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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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편의 높이는 '플랫폼'으로 패러다임 변화

리가켐·알테오젠·한미·오름·와이바이오 등 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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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국내 에이비엘바이오가 미국 일라이 릴리에 최대 3조8000억원 규모의 기술 수출을 성사시키면서, 플랫폼 기술이 재조명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DB)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국내 에이비엘바이오가 미국 일라이 릴리에 최대 3조8000억원 규모의 기술 수출을 성사시키면서, 플랫폼 기술이 재조명되고 있다.

14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제약바이오 분야 기술 거래가 과거 신약 '후보물질' 중심에서 여러 물질에 적용해 신약을 만드는 '플랫폼 기술'로 변화하고 있다. 1개의 후보물질은 1개의 신약으로 탄생되지만 플랫폼은 여러 신약의 기반이 될 수 있다.

최근 에이비엘바이오는 글로벌 제약사 시가총액 1위 일라이 릴리와 그랩바디-B 플랫폼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최대 25억6200만 달러(약 3조7487억원)이며, 선급금은 약 585억원이다.

이번에 기술 이전된 '그랩바디-B'는 뇌혈관장벽(BBB) 셔틀 플랫폼이다. BBB는 뇌와 혈관 사이에 위치해, 중요한 보호막 역할을 한다. 유해한 물질이 뇌로 유입되는 것을 막는 보호막 역할을 하지만 퇴행성뇌질환 치료제 개발에 있어선 큰 장애물로 여겨져 왔다. 이로 인해 약물이 뇌의 BBB를 침투할 수 있도록 돕는 셔틀이 필요한데, 그랩바디-B가 바로 이 역할을 수행한다.

'그랩바디-B' 같은 신약 개발 플랫폼은 여러 질환에 적용 가능한 공통의 기반 기술을 말한다. 하나의 '기술'이나 '시스템'을 개발해 다양한 신약 후보물질을 효율적으로 찾아낼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기술이 하나 확립되면 여러 질환·표적에 응용 가능하다.

후보물질과 달리 다양한 기업에 기술 이전 가능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엄민용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이번 릴리와의 딜은 더 이상 뇌투과 셔틀 없이는 시장 경쟁력이 없음을 보여준 것"이라며 "에이비엘바이오는 지금까지 사노피 1조3000억원, GSK 4조1000억원, 릴리 3조8000억원 규모 계약을 체결해 총 9조2000억원의 계약 규모를 달성했다. 앞으로도 뇌투과 셔틀의 기술 이전이 추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에이비엘바이오 외에도 다수 기업이 저마다의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알테오젠은 정맥주사 제형의 바이오의약품을 보다 편리한 피하주사로 변환하는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기반 'ALT-B4'를 보유하고 있다. MSD, 인타스, 산도즈, 다이이찌산쿄, 아스트라제네카 등 글로벌 제약사와 체결한 전체 계약 규모 역시 상당하다.

알테오젠은 '특정 성분'에 대한 ALT-B4 사용의 독점권리를 제공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있어, 향후에도 기술 수출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리가켐바이오는 항체의 특정 위치에 정확하게 약물을 결합할 수 있도록 해 안정적인 ADC(항체약물접합체) 치료제를 개발하는 '콘쥬올'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19년부터 6년 연속 기술 이전 성과를 냈으며, 암젠, 다케다, 익수다 등으로부터 기술을 인정받았다. ADC 물질을 기술 이전해 선급금 등 수익을 확보하고 있으며, 다양한 제약사에 제공해 수익을 다각화한다.

오름테라퓨틱은 항체와 단백질 분해기술이 결합된 차세대 표적 단백질 분해 치료제 개발을 위한 독자 기술 'TPD2'로 글로벌 기술 이전 사례를 만들어왔다. 와이바이오로직스는 인간항체 라이브러리를 활용한 후보물질 발굴 사업과 'ALiCE 플랫폼'을 기반으로 이중항체 신약 개발 사업을 수행하며 기술 이전을 성사시켰다.

피노바이오는 지난 2022년 셀트리온에 플랫폼(PINOT-ADC)을 최대 15개 타깃에 활용할 수 있는 권리를, 2023년에는 미국 컨쥬게이트바이오에 10개 약물 타깃에 대한 ADC 플랫폼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PINOT-ADC는 ADC 개발에 필수적인 약물과 링커를 기업의 의향에 맞춰 맞춤 제공하는 기술이다.

지난 9월 한미약품은 길리어드 사이언스, 헬스호프파마와 주사제를 먹는 경구제로 바꾸는 기술을 적용한 물질을 총 483억원 규모로 기술 이전한 바 있다. 한미약품의 플랫폼 '오라스커버리'의 일부로 개발된 경구 흡수 강화제 '엔서퀴다'에 대한 기술 이전 계약이다. 오라스커버리는 주사제를 경구용으로 전환하는 플랫폼 기술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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