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경제일반

[르포]국내 첫 '에너지 자립 섬' 가사도, 삶의 질이 달라졌다

등록 2015-06-29 10:18:38   최종수정 2016-12-28 15:13:35
  • 크게
  • 작게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가사도 풍력·태양광 발전단지. (사진 = 한전 제공) 2015. 6. 25
에너지신산업 마이크로그리드(MG) 적용 첫 사례  한전, 전국 87개 도서지역에 MG 구축하기로 



【서울=뉴시스】서상준 기자 = 전라남도 진도군 팽목항에서 배로 20분을 타고 도착한 '가사도'.

 마을의 산이 부처의 옷처럼 생겼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가사도는 우리나라 최초의 '에너지 자립 섬'이다. 서울 여의도의 2배 만한 크기(면적 6.4㎢)에 168가구 280명이 거주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는 지난해 10월부터 가사도를 마이크로그리드(MG)를 적용한 에너지 자립 섬으로 운영하고 있다.

 마이크로그리드는 소규모 지역에서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원과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융·복합한 차세대 대표적인 에너지 신(新)산업이다.

 가사도에 도착하자 우뚝 솟은 풍차 4기(100㎾ 출력)가 눈에 들어왔다. 현재 국내에 있는 풍력발전기 대부분이 2~3㎿급인 것을 고려하면 규모면에서는 작은 설비다. 이 풍력발전기는 초속 3m이상 바람이 불면 자동으로 돌아간다.  

 선착장 옆 언덕길을 따라 마이크로그리드 센터에 들어섰다.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국내최초 '에너지 자립섬' 가사도 내 마이크로그리드(MG) 운영시스템. (사진 = 한전 제공) 2015. 6. 25 
 MG센터에는 ESS와 EMS(에너지관리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중앙제어실 메인 화면에는 가사도의 총 전력소비와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일목요연하게 표시돼 있었다.

 가사도는 섬 내 전력사용량의 80%를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고 있다. 가사도 ESS의 저장용량은 3㎿로 충전을 완료했을때 저장 출력만으로도 160여 가구가 하루동안 전력사용이 가능하다.

 한전에 따르면 그동안 디젤발전기를 사용하면서 연간 7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MG를 구축한 이후 6개월간 1억5000만원의 유류비를 절감했다. 이 추세라면 연간 약 3억2000만원의 운영비가 절감될 것으로 예상된다.

 채우규 MG사업단 선임연구원은 "디젤발전기를 사용했을때 ㎾h당 1100원 수준이었던 발전단가가 MG 구축 이후 ㎾h당 1060원으로 낮아졌다"며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시작한 지난해 10월부터 약 1억5000만원의 유류비를 절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차로 5분을 달려 태양광 발전설비가 있는 섬내 저수지를 찾았다. 좁은 섬의 특성을 감안해 육상 대신 수면을 이용한 '수상 태양광'을 설치했다는 한전 측의 설명이다.

 채 연구원은 "수상 태양광 설비는 설치비가 (평지보다) 1.2배 정도 더 들지만, 유휴부지를 활용한 발전으로 농지를 절약할 수 있고 출력을 10~13% 가량 더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한전은 가사도에 92억원(도비 포함)을 투입했다. 경제성을 고려하지 않고 연구만을 위해 투자했다.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김민호 기자 = 국내 첫 ‘에너지 자립 섬’ 가사도 현황 [email protected]
 한전은 42억원 정도면 가사도 규모에 맞는 신재생에너지 시스템을 운영해 15년 정도면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가사도가 에너지 자립 섬으로 조성된데는 박준영 전 전남지사의 역할이 컸다. 박 전 지사는 재임시절 한전 미계통 도서지역 주민의 생활환경 개선을 위해 청정·녹색에너지 보급사업을 적극 추진한 바 있다.

 박 전 지사는 뉴시스와 만나 "전기는 우리 생활을 즐기는 문명"이라며 "가사도처럼 한전 미계통 도서지역도 풍부하게 전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추진했던 것이 드디어 빛을 보게 됐다"고 강조했다.     

 한전은 가사도 외에도 지난해 2월 제주 가파도를 에너지 자립섬으로 구축했다. 올해 울릉도에는 수력과 지열까지 동원하는 에너지 자립섬 사업에 착수하는 동시, 전국 87개 도서지역에 MG를 구축한다.

 이와 함께 한전은 가사도 MG 운영 경험을 기반으로 캐나다 등지에 신재생에너지 생산 시스템을 수출할 계획이다. 마이크로그리드 시장은 2020년까지 4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 리플
위클리뉴시스 정기구독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