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챔프전]'14년 만에 우승' 오리온의 쉽지 않았던 길
오리온은 29일 고양체육관에서 벌어진 전주 KCC와의 2015~2016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6차전에서 120-86으로 승리, 시리즈 전적 4승2패로 정상에 올랐다. 오리온은 지난 2001~2002시즌 이후 14시즌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시즌 전부터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지만 그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오리온은 문태종을 영입하면서 허일영, 김동욱 등 장신 포워드진을 더욱 강화했다. 장재석과 이승현이라는 걸출한 토종 빅맨도 갖췄다. 또한 검증된 '득점 기계' 애런 헤인즈를 1라운드에서 지명하며 공격력을 더욱 끌어올렸다. 프로아마 최강전 우승컵을 들어올렸고, 개막 미디어데이부터 나머지 9개 구단 사령탑이 입을 모아 오리온을 '공적'으로 꼽을 정도였다. 실제로 뚜껑을 열어보니 오리온의 파괴력은 막강했다. 정규리그 13경기 기준 12승1패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승률을 찍었다.
당초 큰 부상이 아닌 것으로 보였지만 최소 4주 재활 진단을 받았고, 복귀 시기는 점점 늦어졌다. 헤인즈 이탈 전까지 18승3패로 압도적인 선두였던 오리온은 이후 강력함을 잃어버렸고 1위에서 내려왔다. 오리온은 대체 선수 제스퍼 존슨을 영입했다. 이것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시즌 내내 오리온은 걸출한 개인기를 갖춘 헤인즈와 잭슨의 공존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빅맨 존슨과 함께 잭슨은 안정감과 자신감을 찾았다. 말 그대로 다른 선수가 됐다. 2월 초 헤인즈가 돌아왔다. 잭슨은 이전과 다르게 헤인즈와 문제 없이 코트 안에서 조화를 이뤘고 강력한 '쌍포' 역할을 했다. 시즌 막판에는 선두 타툼 중에 KCC와의 경기에서 나온 24초 논란 속에 피해를 입었고 3위로 4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기세가 오른 오리온이었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는 KCC의 우세를 점치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추일승 감독의 용병술이 빛을 발했다. 잭슨과 헤인즈 뿐만 아니라 국내 선수들이 제 기량을 마음껏 펼쳤다. 고교시절 '마산의 농구왕'으로 불렸던 김동욱은 상대 에이스 안드레 에밋을 괴롭히며 천재성을 발휘했다. 이승현(197㎝)은 지난해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하메드 하다디(218㎝)를 막았던 경험을 살려 국내 최장신 센터 하승진(221㎝)을 철저히 봉쇄했다. 올해 초 상무에서 전역한 최진수도 오리온 수비의 핵심 역할을 하며 우승에 일조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