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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힐러리에 '공화당 텃밭'마저 빼앗기나

등록 2016-08-12 11:11:34   최종수정 2016-12-28 17:3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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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AP/뉴시스】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이 11일(현지시간) 미시간주 워런의 한 공장에서 경제정책 연설을 하고 있다. 2016.8.12.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민주당 경쟁자 힐러리 클린턴에게 '공화당 텃밭'마저 빼앗길 위기에 처했다. 조지아, 애리조나 등 전통적으로 공화당을 지지해 온 지역의 표심이 흔들리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에 따르면 클린턴의 조지아 평균 지지율은 43.8%로 트럼프(42.6%)를 1.2%포인트 앞서고 있다. 근소한 차이지만 이 곳의 그동안 투표 성향을 고려하면 주목할 만한 변화다.

 조지아는 보수 성향이 강한 남부 '딥 사우스(Deep South) 지역을 대표하는 주다. 민주당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당선된 1992년 대선 이래 단 한 번도 조지아에서 승리하지 못했다.

 이날 그래비스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트럼프는 겨우 위태로운 선두를 지켰다. 트럼프의 조지아 지지율은 45%로 클린턴(44%)보다 1%포인트 앞섰다. 언제든 판세가 뒤집힐 수 있다는 뜻이다.

 애리조나에서도 트럼프의 위기가 감지된다. RCP 집계를 보면 트럼프의 이 지역 평균 지지율은 43.3%다. 43.0%를 기록한 클린턴을 0.3% 차이로 리드하고 있다.

 애리조나는 40년간 대선에서 딱 한 번을 제외하면 매번 공화당 후보를 지지했다. 소폭 앞서고 있긴 하지만 트럼프가 만에하나 클린턴에게 애리조나를 빼앗긴다면 공화당으로서는 꽤 굴욕적인 일이다. 

 민주당에서는 클린턴이 조지아와 애리조나 표심을 휘어잡는데 성공한다면 11월 선거일 '대승'을 거둘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다. 클린턴 선거본부 역시 이들 지역에 선거 인력과 자금 투입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클린턴은 스윙스테이트(경합주)에서도 초반 판세를 완전히 주도하고 있다. 러스트벨트(제조업 쇠락지역)에 속하는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오하이오 등에서 지지율 4~15% 차이로 트럼프를 견제 중이다.

 러스트벨트는 백인 저학력·저소득층이 많아 이들을 주요 지지 기반으로 하는 트럼프의 선전이 예상된 지역이었다. 트럼프가 잇단 막말로 자책골을 넣는 사이 클린턴은 이들 주에서 민심 훑기에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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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랜도=AP/뉴시스】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11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2016.8.12.
 지난달 민주당 전당대회가 개최된 펜실베이니아에서 클린턴은 RCP 기준 평균 9.2%포인트 차이로 트럼프를 따돌린 상태다. 위스콘신에서도 트럼프를 상대로 평균 9.4%포인트 격차로 순항 중이다.

 플로리다에서도 클린턴에게 긍정적 신호가 감지된다. 그는 이곳에서 평균 2.0%포인트 차이로 트럼프를 앞선다. 플로리다는 클린턴을 선호하는 히스패닉이 밀집돼 추후 그에게 유리한 판세가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아이오와 표심은 아직 갈팡질팡이다. 평균 지지율은 클린턴이 트럼프보다 0.4%포인트 높지만 오차범위 안에서 두 사람의 승패가 엎치락뒤치락하는 여론조사 결과가 계속 발표되고 있다.

 RCP의 종합 통계를 보면 현재 선거인단 판세는 클린턴에게 완전히 기울어졌다. 전체 선거인단 538명 가운데 클린턴 256명, 트럼프 154명으로 두 후보 간 격차가 시간이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애리조나, 플로리다, 조지아, 아이오와, 오하이오 등은 여전히 박빙 승부처로 분류되고 있지만 현재 흐름대로라면 트럼프가 11월 8일 투표함을 열었을 때 미소를 지을 수 잇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불안한 징조는 공화당 안에서도 감지된다. 트럼프의 막말 논란에 환멸을 느끼고 클린턴 지지를 선언하는 공화당 인사들이 속출하고 있다. '클린턴 리퍼블리컨'(Clinton Republicans)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클린턴 진영은 공화당 거물 정치인들의 클린턴 지지가 도미노 효과를 일으켜 일반 당원의 '엑소더스'(탈출)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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