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버거 열풍]줄서서 먹는 '쉐이크쉑'…열풍인가vs유행인가
【서울=뉴시스】양길모 기자 = 최근 버거시장의 가장 큰 관심은 단연 쉐이크쉑이다. SPC그룹이 지난 7월22일 서울 강남대로에 선보인 쉐이크쉑 강남점은 최상급 식재료와 세심한 서비스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하루 방문객만 3000명 이상이다. 오픈 초기에는 1~2시간 대기는 기본, 3시간까지도 줄을 서야 겨우 매장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최근에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여전히 매장 밖에는 '쉑쉑버거'를 맛보려는 고객들이 기다려야 한다. SPC그룹은 쉐이크쉑을 통해 외식사업을 강화, 2025년까지 파리크라상 외식사업 매출 2000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허희수 SPC 마케팅전략실장은 "쉐이크쉑 도입을 통해 최고급 레스토랑의 품질과 서비스에 합리적인 가격과 편리함을 적용한 외식업계의 새로운 시장을 국내에 개척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프리미엄 전략'이 '가성비'를 제치고 국내 버거 시장에서 얼마나 통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수제버거란 주문을 하면 즉시 나오는 패스트푸드 햄버거가 아닌 매장에서 직접 고기를 익히고 채소를 세척해 기존 일반 햄버거보다 풍부한 육즙과 채소의 신선함이 특징이다. 본사에서 패티를 공급받아 사용하는 쉐이크쉑도 엄밀히 말하면 수제버거가 아닌 프리미엄 버거다. 쇠고기 패티와 빵, 치즈, 소스 등의 식재료를 미국 쉐이크쉑 본사와 똑같은 것을 사용하고 일부 신선재료는 본사에서 지정한 품종을 국내에서 계약재배로 조달된다. 이런 프리미엄 버거는 국내 대형 프랜차이즈들도 이미 선보이고 있다. 맥도날드 '시그니처 버거', 롯데리아 'AZ(아재)버거'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국내 시장에서 수제버거의 성공사례가 없다는 점도 위험요소다. 일본의 모스버거 역시 2012년 국내에 들어오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입점 초기에는 줄 서서 겨우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매장이 붐볐으나, 지금은 국내에 10개 내외의 매장만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전문가들은 쉐이크쉑이 개점 이후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제 시작이라고 평가했다. 기존 프랜차이즈 버거 업체들이 속속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으며, 저가 햄버거 브랜드를 찾는 소비자들도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즉, 가장 큰 딜레마는 가성비다. 2009년 신세계그룹이 들여온 미국 '자니로켓'과 현대백화점이 수입한 '버거조인트', 아워홈의 '버거헌터' 등도 시작과 달리 고전했다. 대부분 세트메뉴 가격이 1만원을 넘는 고가이기 때문이다. 반면 맘스터치는 수제버거 콘셉트임에도 3000원대 햄버거로 대학상권을 공략해 지금까지도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싸고 양 많은 햄버거로 인기를 끌고 있다. 덕분에 매출액도 2014년 794억에서 2015년 1489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2018년까지 1000호점 달성과 2020년 연 매출 5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방침이다. 햄버거 업계 관계자는 "최근 쉐이크쉑으로 대표되는 수제버거 열풍으로 버거시장이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칼로리가 높은 데다 값비싼 음식을 줄서서 먹는 현상의 지속여부와 각 업체별로 얼마나 영향을 줄지 지켜봐야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크라제버거와 모스버거 등 수제버거 1세대의 인기를 최근 쉐이크쉑이 다시 이끌고 있다"며 "다만 전례를 살펴봐도 국내에서 성공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수제버거 브랜드가 없다. 그 이유가 있듯이 쉐이크쉑 역시 반짝 열풍이 되지 않을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