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베를린 트럭 테러로 4선 도전에 먹구름
블룸버그통신은 베를린 트럭 테러를 계기로 테러 위협과 대규모 난민 유입에 대한 논쟁이 확산되면 메르켈 총리가 다가오는 총선에서 4선 연임이 어려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컨설팅업체 유라시아그룹(EG)의 이언 브레머 회장은 이 매체에 "연이은 이슬람 급진 세력의 공격으로 메르켈의 힘은 점점 약해지고 포퓰리스트(대중영합주의자)가 득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미국안보센터(CNS)의 줄리언 스미스 선임 연구원도 "메르켈은 여러 쪽에서 뭇매를 맞을 것"이라며 "누구는 그가 너무 나갔다고 비난하고 어떤 이들은 충분한 조처를 취하지 않았다고 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르켈 총리는 전 세계적으로 반 난민, 국수주의 정치 세력이 득세하는 가운데 4선에 도전한다. 개방과 포용을 꿋꿋이 강조해 온 메르켈을 일각에서는 서구 자유 민주주의의 '기둥'이라고 부른다. 베를린 테러로 메르켈은 또 다시 시험대에 놓였다. 영국 일간 텔레그레프는 "베를린 테러 공격으로 메르켈이 고립된 처지에 빠졌다"며 그의 극우 정적들이 이번 사태를 기회로 삼으려 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경찰은 베를린 트럭 돌진 사건을 '테러 공격'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용의자는 파키스탄 혹은 아프가니스간 난민이라고 알려졌다. 이번 테러 역시 이슬람 급진주의자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대목이다. 일간 도이체벨레는 테러 공격으로 추정되는 이번 사건은 독일이 지난 2년에 걸쳐 100만 명 이상의 난민을 수용한 가운데 발생했다며, 독일이 과연 대규모 난민을 감당할 역량이 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영국 버킹엄대학의 앤서니 글리스 교수는 베를린 참사가 테러 공격으로 판명날 경우 메르켈 총리가 난민 개방 정책을 고집한 데 따른 "개인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독일에서는 올해 유난히 난민 또는 이민자가 연관된 사건이 잇달고 있다. 7월 뮌헨의 한 쇼핑센터에서 정신질환을 가진 18세 이란계 독일인이 총기를 난사해 10명이 숨졌다.
지난 10월에는 작센 주의 한 아파트에서 폭탄 테러를 준비하던 22세 시리아인 남성이 체포됐다. 이 남성은 작년 독일 정부가 대대적 난민 수용 정책을 펼칠 때 입국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달 초에는 IS를 추종하는 12세 이라크계 독일인 소년이 서부 루트비히스하펜에서 크리스마스 시장 테러를 시도하려다 체포됐다. 소년은 시장 근처 건물에 폭발물을 설치했지만 발화에 실패했다. 존스홉킨스대학 국제관계대학원(SAIS)의 대니얼 헤밀턴 범대서양관계학 연구소장은 "독일은 오랫동안 이런 식의 공격을 당한 적이 없어 그(메르켈)에 대한 압력이 분명 있을 것"이라며 "동시에 공동의 위협에 맞서 유럽이 함께 해야 한다는 인식도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