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보기관 '대수술'…적대적 불신·보복조치 우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정권 인수위원회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한 이후에 중앙정보국(CIA)과 국가정보국(DNI) 등 주요 정보기관에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정보기관들이 비대해졌다고 판단한 트럼프는 버지니아에 있는 CIA 본부 직원을 감축하는 대신 해외 연장업무 인력을 늘리는 방안을 자문가들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트럼프 관계자는 "트럼프 팀은 정보·첩보 세계가 지나치게 정치화됐다는 견해를 갖고 있다"며 "모두 군살을 빼기 위한 구조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 대선에서 패배한 힐러리 클린턴 전 내무장관 측은 정보기관들이 제시한 러시아 대선 해킹 의혹을 이용해 트럼프를 강하게 비난해 왔다.그러나 트럼프는 이를 전면 부인하고 러시아에 화살을 돌리는 것을 회피하고 있다. 정보기관의 객관적인 결론을 정치적으로 만들고 있는 것은 트럼프 당선인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가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는 말을 하는 조직에 보복조치를 취하려하고 있다는 비난이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CNN과의 인터뷰를 통해 "정치인들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줄리언 어산지 위키리크스 설립자의 말을, 목숨 걸고 객관적이며 초당파적인 정보를 제공하려고 노력하는 자국 정보기관보다 신뢰하는 현실이 슬프다"고 전했다. 또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는 "새 보스(트럼프 당선인)와 관계가 틀어지는 것을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올바르고 객관적인 업무를 하는 사람에게 "적대적인 시대가 도래했다"고 비관했다. 한 전직 CIA 요원은 WSJ와의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가) 미국 정보기관보다 어산지 편을 든다는 사실이 공포스럽다"며 "현직 첩보·정보원들은 분노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의 우려는 트럼프 당선인이 4일 트위터를 통해 전달한 정보기관 비난 글에서 어산지 설립자를 인용한 데 대한 반응으로 풀이된다. 트럼프는 "어산지는 '14살짜리라도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대선후보의 선거운동본부장이던) 존 포데스타를 해킹할 수 있었을 것이다. 어쩌면 그렇게도 미국 민주당전국위원회(DNC)는 부주의한가?'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러시아로부터 정보를 받지 않았다고 밝힌 바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린지 그레이엄 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공화당)은 "미국 민주주의를 침해하고 기밀자료를 폭로해 미국 군인들의 생명을 위협한 뒤 법에서 도주해 은둔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어산지)과 우리를 지키기로 맹세한 17개 정보기관 중 누구를 믿겠느냐"며 트럼프의 트윗을 비난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트럼프는 계속해서 현실을 부인하고 있다"며 "(해킹 사실을) 묻으려는 것을 중단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WP는 또 "정보기관들의 수만명의 직원이 모두 완벽할 수는 없으며 과거 많은 대통령들과 갈등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에는 꼭 필요한 자산"이라고 전했다. 애덤 쉬프 캘리포니아 하원의원(민주당)도 "DNI와 같은 정보기관을 무너뜨리는 행위는 미국의 안보를 침해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정보기관에 대한 트럼프의 회의론은 이들이 자신의 대선 승리를 무색하게 만들려고 한다는 피해의식에 따른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한 정보기관 고위관료는 "정보기관들은 러시아 해커들이 트럼프를 승리하게 지원했다고 말한 적이 업다"며 "국민들을 혼란스럽게하고 의심의 씨앗을 심기 위해 일련의 해킹을 저질렀다고만 밝혔을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연방수사국(FBI)의 제임스 코미 국장과 국가정보국 제임스 클래퍼 국장은 오는 6일 뉴욕에서 트럼프를 직접 만나 기밀 정보를 포함한 러 해킹 근거를 전달할 계획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하루 전날 브리핑을 받는다. CIA 존 브레넌 국장은 3일 방영된 'PBS뉴스아워'에 출연해 "보고서를 보지 못하고 브리핑을 받지 못한 사람들은 정보관계자들이 제시하는 근거들을 보기 전까지 섣부른 판단을 내리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