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 국제일반

트럼프, EU 정상들과 충돌 본격화…메르켈· 올랑드 '맞불'

등록 2017-01-17 09:05:35   최종수정 2017-01-17 10:19:41
  • 크게
  • 작게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associate_pic
메르켈 "유럽인 운명은 우리 손으로 결정"
올랑드 "EU는 외부 조언 필요 없다"
독일 부총리·외무장관 비판 대열 합류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을 앞두고 유럽 정상들과 본격적으로 갈등을 빚고 있다. 그의 반 유럽연합(EU) 발언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맞불을 놨다.

 16일(현지시간) 도이체벨레 방송, BBC방송, 가디언 등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이날 독일 베를린에서 진행한 빌 잉글리시 뉴질랜드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 도중 트럼프의 주장에 대한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유럽인의 운명은 우리 손으로 직접 결정한다"며 "그(트럼프)는 자신의 입장을 다시 한 번 제시했을 뿐이다. 그의 견해는 이미 알려져 있었다. 내 입장 역시 그렇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전날 영국 일간 더 타임스, 독일 일간 더 빌트 등 유럽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메르켈을 정면 비판했다. 그는 독일이 EU 내 권력을 지나치게 독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associate_pic
 트럼프 당선인은 "EU를 보면 독일 그 자체다. 독일을 위한 수단"이라며 "영국이 (EU를) 탈퇴하기로 한 것은 매우 현명했다"고 말했다. 또 메르켈의 난민 포용 정책은 "재앙적인 실수"라고 비난했다.

 메르켈 총리는 트럼프의 난민 정책 비판에 대해 "시리아 내전에 관해 나는 테러리즘과 난민 문제를 분명히 분리시켜 보고 있다"며 시리아인들은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의 압제를 피해 모국을 떠났다고 반박했다.

 메르켈 총리는 다만 차기 트럼프 행정부를 열린 자세로 대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일단 그가 취임하면 우리는 새 미국 정부와 협력해 어떤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반 EU 주장에 반기를 들었다. 그는 이날 파리에서 열린 제인 하틀리 프랑스 주재 미 대사 환송식에서 유럽은 트럼프 같은 외부자의 조언이 필요하지 않다고 일축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유럽은 (미국과) 범 대서양 협력을 추구할 준비가 돼 있다. 하지만 이는 우리의 이익과 가치에 기반을 둘 것"이라며 "유럽은 뭘 어떻게 하라는 외부 충고가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무장관도 한 마디 보탰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이 서방의 집단방위체제인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를 '구식 체제'라고 지적한 일을 비판했다.

associate_pic
 슈타인마이어 장관은 트럼프의 주장을 놓고 EU 안팎에서 놀라움과 실망감이 제기되고 있다며 "그의 발언은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 내정자가 의회에서 한 말과도 대치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유세 기간부터 나토 회원국들이 미국에 의존하기만 하고 충분한 방위비를 부담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그는 "회원국들은 내야할 돈을 지불하지 않고 있다. 미국에 매우 불공평하다"고 말했다.

 시그마르 가브리엘 독일 부총리 겸 경제장관도 트럼프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그는 빌트 지 인터뷰에서 "우리는 나약하고 열등하지 않다"며 유럽이 보다 대담한 자세로 트럼프 당선인에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열등하지 않다. 우리도 테이블에 내 놓을 것이 있다"며 "고분고분해선 안 된다. 무역, 독일 자동차 제조업, 나토에 관한 그의 주장에 대응하려면 자신감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로서 트럼프 당선인과 불협화음을 내고 있지 않은 유럽국은 EU 탈퇴를 선택한 영국 뿐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국민, 국가는 자신들 만의 정체성을 원한다"며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결정은 바람직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직후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와 만나 브렉시트 이후 미국과 영국의 양자 무역 협정 추진에 관해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 리플
관련기사
위클리뉴시스 정기구독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