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佛·獨 선거 개입 '몸풀기'로 네덜란드 해킹 시도"
네덜란드 정부는 러시아가 오는 15일 총선 결과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해킹과 가짜 뉴스 퍼뜨리기를 시도하고 있다고 우려 중이라고 도이체벨레 방송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롭 베르솔리 네덜란드 정보국(AIVD) 국장에 따르면 지난 6개월간 러시아 등 해외에 기반한 세력이 네덜란드 공무원의 이메일 계정을 해킹하려 한 사례가 100건이 넘는다. 베르솔리 국장은 이들 해커가 마르크 뤼테 총리의 집무실이 위치한 네덜란드 총무부 청사 등을 표적으로 공격을 실시해 민감한 정부 정보를 수집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정보기술(IT) 전문가들은 러시아 해킹 단체 APT28, APT29를 네덜란드 정부 해킹의 배후로 보고 있다. 해커들은 미국과 독일, 프랑스 등에서 발견된 것과 같은 흔적을 남겼다고 알려졌다. 사이버 보안업체 폭스-IT의 로널드 프린스 공동 창립자는 러시아 해커가 어떤 정보 취득에 성공했는지는 불확실하다면서도 "유럽연합(EU) 와해가 러시아의 관심사다. 혼란스러울수록 더욱 좋다"고 말했다. 프린스 창립자는 "아마도 앞으로 몇 주 동안 정치인들에 대한 가십이 터질 거라고 본다"며 러시아가 EU를 반대하는 포퓰리스트 정당을 지지하며 가짜 뉴스를 확산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대 의견도 있다. 싱크탱크 클링헨달 연구소의 러시아 전문가 토니 반 데르 토흐트는 네덜란드는 러시아에 크게 중요하지 않은 나라라며 "독일과 프랑스 선거가 확실히 더 중요하다"고 일축했다. 토흐트는 네덜란드에서는 극우 자유당(PVV) 조차 유럽의 다른 포퓰리즘 정당과 달리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에 관심이 없다며 "현지에서도 러시아에 대한 얘기는 딱히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러시아가 프랑스 대선(4~5월), 독일 총선(9월)에 대비해 맛보기로 네덜란드 총선에 개입하려 했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프린스는 "네덜란드 선거는 그들에게 좋은 연습거리"라고 강조했다. 뤼테 총리는 작년 12월 총선 해킹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다. 그는 총선을 앞두고 등 외세가 선거에 개입할 수 있다고 보고 정부 차원에서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러시아의 해킹 의혹이 제기되자 비슷한 사례가 재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3월 총선 개표를 수작업으로 집계하기로 결정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