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총선 D데이…유럽 포퓰리즘 방화벽 지킬까
◇ 집권 VVD 제1당 전망…PVV 지지율 하락세 총선 하루 전날인 14일 네덜란드 선거분석기관 페일링 베이저르(Peilingwijzer)에 따르면 이번 총선에서 집권 자유민주당(VVD)은 전체 150석 가운데 24~28석을 얻어 제1당 자리를 유지할 전망이다. PVV는 19~22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PVV는 올초까지 제1당 지위가 확실시되는 듯 보였지만 총선이 다가올수록 극우 정책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지면서 지지율이 내리막을 걷고 있다. VVD와 PVV에 이어 기독민주당(CDA) 19~21석, D66 17~19석, 녹색좌파당(GL) 16~18석, 사회당(SP) 14~16석, 노동당(PvdA) 10~12석 등으로 총선 성적이 예고됐다. 다당제 국가인 네덜란드에서는 정당간 연정을 통해 정권을 구성하는 일이 일반적이다. 현 정부는 VVD와 PvdA의 연정이다. 2012년 총선에서 이들 정당은 각각 41석, 38석을 차지했다. ◇ 빌더르스, 극우 돌풍 예고 헤이르트 빌더르스 대표가 이끄는 PVV는 지난 총선에서 3위에 머물러 정권 확보에 실패했다. 이후 작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등에 힘입어 지지율을 끌어 올렸다. PVV는 네덜란드에서 반 이슬람 운동을 주도해 왔다. 이슬람 사원 폐쇄, 코란(이슬람 경전) 금지, 이슬람국 출신의 이민 저지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PVV 돌풍은 유럽에 불고있는 포퓰리즘 바람과 궤를 같이 한다. 프랑스의 국민전선(FN), 독일을 위한 대안당(AfD) 등 EU를 이끌어 온 국가들마다 극우 정치인들이 위력을 떨치고 있다. 유럽의 극우 정당은 이슬람 급진주의 테러, 난민 대량 유입으로 인한 안보 위기가 불거진 가운데 세력을 키웠다. 장기화된 경기 침체로 EU 회의론이 커진 것도 극우파의 자양분이 됐다. 다당제로 인해 PVV가 제1당이 돼도 집권 여부는 불확실하다. VVD 등은 PVV와의 연정 가능성을 배제했다. 다만 PVV가 예상보다 선전한다면 추후 프랑스, 독일 선거에서 극우 정당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다. ◇ 집권 연정 지지율 5년새 반토막 마르크 뤼테 총리는 네덜란드 총선을 통해 유럽에 불고 있는 극우 포퓰리즘 도미노를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PVV 승리 시 네덜란드의 국제적 위상이 흔들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주말 촉발된 터키와 네덜란드의 외교 갈등은 일단 집권 연정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정부는 재외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터키의 개헌 국민투표 찬성 집회를 단호하게 불허했다. 뤼테 총리는 빌더르스 대표와의 13일 양자 TV토론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뤼테는 빌더르스의 반 이민 포퓰리즘 정책을 비판하며 더욱 설득력있는 주장을 폈다고 시청자들은 평가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네덜란드인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커진 것이 VVD 지지 하락과 PVV의 인기 요인으로 분석된다. 서민들은 EU 압박으로 뤼테 정권이 도입한 긴축 정책을 부정적으로 바라 봤다. '선진국 클럽'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과 비교해 네덜란드의 경제적 상황은 나쁘지 않다. 소득 수준도 높고 실업률도 낮다. 비정규직 급증, 지역 경제 불균형 등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다. ◇ 부동층 표심이 관건…4~5개 정당 연정 예상 이번 총선의 관건은 부동층의 선택이다. 이달 초 설문조사에서 유권자 절반 가량이 지지하는 정당을 결정하지 못했다고 답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설명했다. 여론조사에 나타난 대로 정당들 간 예상 의석수 차이는 크지 않다. 다당제인 네덜란드에서조차 이례적인 막상막하 상황으로 인해 이번 총선에서는 4~5개 정당이 연정 구성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GL과 PvdA 등 소수 정당들은 VVD와 PVV가 1,2위 자리를 놓고 다투는 사이 부동층 표심 잡기에 공을 기울이고 있다. 총선에서 많은 지지를 받으면 이들도 연정을 통한 정부 입성을 노릴 수 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