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정의 포토에세이]봄의 전령, 진달래꽃이 피었습니다
그 곁에는 바위 봉우리가 병풍처럼 둘러쳐서 바다를 굽어보고 있는데, 높이는 천 길이나 되는 그 위에 ‘척촉꽃’이 활짝 피어 있었다. 공의 부인 수로(水路)는 이것을 보고 가까이 모시던 이들에게 부탁했다. “누가 저 꽃을 꺾어다 주겠소?”
“그곳은 사람의 발자취가 이르지 못하는 곳입니다.”
노인의 ‘헌화가(獻花歌)’는 이렇다.
잡은 암소 놓게 하시고
꽃을 꺾어 받자오리다.”
우리 문학사에서 가장 일찍 진달래꽃이 등장하는 작품입니다. 척촉(躑躅)꽃이 바로 한자로 진달래입니다. 두견화, 참꽃 등으로도 불립니다. 진달래는 보통 3~4월에 개화해 '봄의 전령'으로 통합니다. 분홍빛 자태가 매우 아름다워 우리 문학의 소재로 많이 활용됐습니다. 꽃은 식용과 약용으로 쓰이기도 합니다. 꽃봉오리와 뿌리를 잘게 썰어 술을 담가 마시거나 꽃잎으로 차를 우려 마시고 화전을 만들어 먹습니다. 하지만 진달래꽃과 가지, 잎에는 안드로메도톡신이라는 독성이 있는데 독성의 함량은 이른 봄인 4월께 가장 많다니 주의해야 합니다. 사진은 지난 4일 서울 시내에서 찍은 진달래꽃입니다. 고운 분홍빛 진달래꽃이 시원하게 물줄기를 맞습니다. 방울방울 매달린 물방울 속에도 진달래꽃이 담겼습니다. chocrystal@newsi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