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미세먼지 10대 대책 실효성은?
서울시는 미세먼지가 고농도로 유지될 경우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할 방침이다.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되면 다음날부터 차량 2부제가 실시되고 그에 대한 반대급부로 출퇴근시간에 대중교통(지하철·시내버스·마을버스)을 무료로 운행한다. 일각에서는 차량 2부제 실시에 따른 불편이 심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시민들이 대거 대중교통으로 몰리면 혼잡도가 급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2부제 제외 대상에 외교용·보도용 차량, 장애인·노약자 차량, 결혼·장례식 차량, 긴급공무수행 차량, 기타 기관장이 공무수행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차량 외에 '친환경차'가 포함된 점을 놓고 예외범위가 지나치게 넓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나아가 출퇴근시간 대중교통 무료화와 자동차 친환경등급제 도입 과정에서 서울시가 부담해야할 금전적·행정적 비용이 급격히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이에 서울시는 친환경차 보급을 늘리는 차원에서 전기차나 하이브리드차를 2부제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자동차 친환경등급제 역시 그간 운영돼온 경유차 관련 대책들에 비해서는 비용이 적게 드는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친환경차는 많이 다녀도 배출가스가 거의 없다"며 "친환경차에는 앞으로 2부제 제외뿐만 아니라 모든 면에서 인센티브를 부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자동차 친환경등급제는 하위등급 차량을 하루 빨리 도로에서 퇴출시키고 친환경 신차 구입을 유도하려는 의도도 있다"며 "이 제도는 수십년간 경유차에 후처리 장치를 붙여왔던 기존 대책보다는 훨씬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서울시는 미세먼지로 인한 건강 악화 등 시민 피해를 감안할 때 출퇴근시간 대중교통 무료화에 따른 1일 소요비용 35억6000만원은 감당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또 올해 서울형 비상저감조치 발령예상 횟수를 7회로 제시하면서 최대 249억원만 부담하면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박원순 시장 역시 최근 열린 미세먼지 대토론회에서 "돈보다 사람이 중요하다. 예산이라든지 재정적인 가치보다 사람의 가치가 훨씬 더 중요하다"며 재정문제보다 시민 건강권에 우선순위를 부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번 대책에 포함된 '공사장 친환경 건설기계 사용 의무화' 정책이 성공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서울시는 시 발주 건설공사장에 친환경 건설기계 사용을 의무화하고 이를 민간 대형건축물에도 단계적으로 적용하겠다는 방침인데 이 경우 공사 지연과 비용 상승을 이유로 건설업체들이 반발할 수 있어 보인다.
이밖에 이번 대책에 포함된 동북아 수도협력기구 결성 방안, 정부·지방자치단체 대기질 공동협력 방안이 소기의 성과를 낼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서울시는 인접국 수도들을 대상으로 한 환경외교에 주력해 중국으로부터 날아오는 미세먼지를 줄이고 또 국내 타 시·도와의 실무협의를 통해 충남 등지로부터 서울로 유입되는 미세먼지를 저감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성공 여부는 미지수다. 환경외교와 타 시·도와의 정책공조 모두 서울시보다는 중앙정부가 주도권을 쥐고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각종 우려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는 미세먼지 문제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과감한 정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황보연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미세먼지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차량 2부제나 공해차량 운행 제한 등 보다 근본적이고 과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며 "지하철 적자가 있고 부담이 늘어나는 것은 맞지만 정책에는 우선순위가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황 본부장은 그러면서 "대기질 정책은 서울시 혼자만이 아니라 정부의 그랜드플랜과 함께 진행돼야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는 만큼 새로 출범한 정부와 함께 미세먼지로부터 서울시민, 국민의 건강 보호를 위해 적극 협력해 나가겠다"며 "시민 여러분들도 함께 힘을 보태주시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