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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일기’ 사진전 7일 개막… ‘서학동 언니’ 프로젝트가 뭐냐고요?

등록 2017-06-06 12:50:00   최종수정 2017-06-13 09: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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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박영숙 작가의 'WOMAD' 시리즈 중 'Goddess of Mother Earth and Fertility'.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박영숙, 김옥선, 이민지, 하시시박, 황예지 등 여성 사진가 5명이 오는 7일부터 25일까지 전북 전주시 서학동사진관(관장 김지연)에서 사진전 ‘즐거운 일기(서학동 언니 프로젝트 3탄. 기획 이정민)’를 연다.
 
 여성이라는 자신의 성과 삶을 중심으로 고찰한 이 전시의 이름은 최승자 시인의 1982년 작품 ‘즐거운 일기’에서 가져왔다. 

 박영숙은 여성 'WOmen'과 유목민 'noMAD'의 합성어인 우마드 ‘WOMAD’를 차용해 이를 인류가 현재 당면한 문제를 해결해 줄 21세기의 여신(女神)으로 설정했다. 풍요, 사랑, 분노, 죽음의 여신들은 가부장적인 사회 구조 속 여성 이미지에 부가된 수동성에 저항함은 물론 이를 해체해 광활한 힘과 자유, 공생의 에너지로 다시 이미지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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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김옥선 작가의 'happy together' 연작 중 Hiroyo and Michael 2.  [email protected]

 김옥선은 외국인 남편과의 결혼 생활이라는 본인의 이야기에서 출발해 성별, 국적, 인종과 같은 관습적 경계를 넘어선 관계를 촬영했다. 결혼이라는 개인과 개인의 결합이 가져오는 차이와 화합의 다양한 혼종은 사진 속에서 긴장감 있게 재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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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이민지 작가의 'light volume' [email protected]

 이민지는 돌아가신 외할머니에 관한 기억을 쫓는다. 자신의 삶 속에 존재하는 부재의 장면들을 하나하나 수집하며 재구성해보려는 애도의 거행은 이미지로서 부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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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하시시박 작가의 'cherry blossom'.  [email protected]
  하시시박은 남편, 아이와의 매일매일, 아주 내밀한 자신의 일상을 촬영한다. 이 일상의 이미지들은 한 개인으로 속한, 그러면서도 세계와 분리되는 가정이라는 유닛에 대한 무한한 긍정의 에너지로 가득 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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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황예지 작가의 '병과 악과 귀' [email protected]
  황예지는 자신의 삶에 카메라를 개입시켜 자신의 현재를 이미지화한다. 박제된 이미지는 쉽게 재맥락화하기도 하고 자신을 재인식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즐거운 일기’ 전시는 ‘한국’ ‘여성’ ‘사진’ ’작가’ 등 키워드를 나열하지만, 한국 여성 사진작가의 계보를 써보려는 시도는 아니다. 다만 1세대 페미니즘 사진작가 박영숙에서 20대 초반 황예지에게 이르는 여성 5인의 작업을 통해 각 세대의 고민과 이미지에 관한 의식, 어떤 변화, 흐름 등을 드러내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작은 바람이다.

 ‘서학동 언니’ 프로젝트는 쉽지 않은 길을 걸어온 서학동 사진관을 응원하고 그동안의 우정을 나누기 위해 마련한 기획이다.

 이야기는 전국을 돌며 잊히고 무너져가는 정미소를 사진으로 기록하던 사진가 김지연 선생이 지난 2006년 전북 진안군 ‘계남 정미소’를 인수해 꾸린 공동체 박물관 ‘계남 정미소’에서 시작한다. 이곳은 공동체에 대해 고민하는 기관이나 단체라면 한 번쯤 답사하는 곳으로 자리 잡았으나 운영이 어려워 2012년 문을 닫았다.
 
 선생은 2013년 전주시에 서학동 사진관을 열었다. 다양한 활동 폭을 가진 기획자와 사진가들은 이곳과 전신인 계남정미소 등 두 장소의 가치에 주목했다.

 서학동 사진관은 개관전 ‘우리동네’ ‘일어나라 사진비평’, 사진작가 김옥선·조춘만·한금선 개인전 등 다큐멘터리 사진전을 선보였다. 알찬 기획에는 ‘김지연’ 이라는 사진가에 대한 사진마을 사람들의 신뢰와 계남정미소에서 서학동 사진관까지를 잇는 지역 공간을 향한 선생의 애정에 대한 믿음이 주효했다.

 이 길에 우정과 연대의 뜻을 보인 프로젝트가 ‘서학동 언니’다. 2015년 송수정이 제1회 ‘응달꽃은 짙다’를, 지난해 김현주가 제2회 ‘open-end(ed)’를 각각 기획했다.
 
 3회째인 ‘즐거운 일기’는 독립 큐레이터 이정민이 기획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한다.
 
 7일 오후 3시부터 개막식이 열린다. 김지연 관장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미학자 양효실이 진행하는 아트포럼으로 이어진다. 전시는 기간 중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매주 월, 화요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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