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회 여야 대치···추경 임시국회 처리 난항
김상조 이어 강경화 임명시 정국 '급랭' 야3당, 인사청문회와 연계 기조···추경 차질 공방 속 野 의견 반영해 통과될 가능성 【서울=뉴시스】 김지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임명을 강행한 것에 대해 자유한국당을 필두로 국민의당·바른정당의 반발이 커지면서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통과에 빨간불이 켜졌다. 여기에 문 대통령이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추경안 처리에 야권의 협조를 얻기는 더욱 힘든 형국이 됐다. 자유한국당은 14일 김 후보자 임명 강행과 관련, 3곳 상임위의 인사청문회에 불참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결자해지의 차원에서 청와대가 김이수·김상조·강경화 후보자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하지 않는 한 국회운영이 원만히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미 야3당은 추경, 정부조직법 개편 등 현안에 대한 공동대응 기조를 선언하면서 정부의 일자리 추경안를 반대하는 의사를 표명해왔다. 지난 13일 이현재 자유한국당·이용호 국민의당·이종구 바른정당 정책위의장은 "이번 추경은 국가재정법이 정한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했다. 같은 날 자유한국당은 문 대통령의 국회 상임위원장단 초청 오찬에도 불참함으로써 인사청문회와 일자리 추경 등 정부·여당의 국회 운영에 협조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여기에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 이어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 임명도 강행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향후 여야 갈등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야권 일각에서도 임명 찬성 의견이 나왔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달리, 강 후보자는 위장전입, 증여세 탈루 등의 의혹이 해소되지 않아 야3당이 임명을 반대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뿐 아니라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역시 강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시 추경안 처리 등에서 협조하지 않을 태세다. 박주선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은 "강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면 협치 구도를 무시하고 앞으로 협치는 안 하려는 대통령의 자세로 판단해 정부·여당과 협력 역할에 저희도 기꺼이 응하거나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바른정당은 이날 청와대가 강경화 후보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제출 기한의 단축을 시사하자 "협치 하자고 말로만 외치고 정작 야당의 목소리는 무시하는 대통령의 태도가 국회 파행과 여야대치 정국을 자초할 것"이라며 "산적한 국정현안을 앞두고 이 때문에 국회가 공전된다면 그 모든 책임은 문 대통령이 져야한다"고 경고했다. 꽉 막힌 정국 속에서 일자리 추경은 당초 여당이 예상했던 6월 임시국회 내 처리에는 차질을 빚을 것이 불가피하다. 다만 추경안 자체는 어떤 식으로든 국회에서 처리될 가능성은 있다. 추경은 역대 89번 제출됐지만 단 한 번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적이 없다. 지난 10년동안 제출된 추경안은 18~90일 내에 국회를 통과됐다. 여야 대치로 국회 계류가 장기화한 적이 있기도 했지만, 폐기된 적은 없었다는 것이다. 또한 이번 추경의 주목적인 청년실업, 일자리난 해소에 대해선 야권도 거부할 명분이 마땅치 않다. 문 대통령도 지난 12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청년실업률이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인 11.2%를 기록하는 등 고용절벽이 심각한 상황을 언급하며 여론전에 나선 상황이다. 일자리 추경에 대한 국민 여론도 우호적인 편이다. 지난 11일 발표된 한국사회여론연구소의 6월 정기조사(9~10일 전국 성인남녀 1028명 대상, 신뢰도 95%, 표본오차 ±3.0%포인트, 응답률 14.6%.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국회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예산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응답이 68.8%로 집계됐다. 야권 또한 일자리 만들기를 위한 추경을 근본적으로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다. 일자리를 만드는 데 정부의 예산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인식은 공유하지만, 공무원 증원이라는 일자리 창출 방식에 반대한다는 것이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13일 "일자리 창출은 민간 주도 원칙에 따라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야3당이 약속한 공동대응 기조가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 한다. 여당의 국회 운영에 협조할 수 없다고 선을 그은 자유한국당과 달리,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추경안 심사에는 참여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제시한 바 있다. 추경안 처리 과정에서 여야가 물밑 협상을 벌이며, 야당이 주장하는 내용이 일부 반영하는 식으로 정치적 해법이 모색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와관련 민주당의 한 의원은 "야당이 주장하는대로 일자리 추경이 원래 추경의 목적과 맞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추경안이 원안대로 통과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야당이 제안하는 내용을 받아들이고, 공공부문 일자리 규모를 줄이는 선에서 타협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