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신선설농탕 전 점주 "본사갑질에 죽을 생각도 해···끝까지 싸울 것"
신선설농탕 전 노원점주 B씨는 "가게를 잃어버린 지난 2015년 10월부터 하루하루가 지옥이었다"고 털어놨다. 뉴시스는 30일 신선설농탕 보복출점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B씨와 인터뷰를 갖고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B씨는 2005년 10월 신선설농탕을 운영하는 쿠드와 계약을 맺고 서울 노원구에 신선설농탕 노원점을 열었다. 보증금을 제하고도 가맹비와 인테리어비용 등 초기 비용이 3억3000만원 들었다. B씨 역시 최근 뉴시스에 신선설농탕 갑질의혹을 제보한 A씨와 마찬가지로 오청 쿠드 대표의 부인이 운영하는 인테리어 업체의 제품을 대여해야 했다. 월 30만원씩, 부가세를 제외하고 360만원을 냈다. "대표이사 사모가 하는 회사인데, 본사 직원들이 다른 건 밀려도, 이건 미리미리 넣으세요. 밉보입니다. 찍힌다'라며 신경을 쓰더라구요. 조화장식이 40개 매장을 다 돌고 오는데 상태가 어땠겠어요. 일부 다른 가맹점주는 그 조화장식을 안 받고 따로 사서 쓰겠다고 한 걸로 아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죠. 그래도 불이익을 당할까봐 말 한 마디 못했어요." "김치공장도 마찬가지에요. 본사에서 김치를 바로 보내주는 게 아니라 김치공장을 만들어서 거기랑 계약을 하게 했어요. 저는 정당하게 물품을 받고 대금을 내는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냥 사업을 하기 위해 주는 돈이라고 생각했죠." 개업 초기에는 '신선설농탕'이라는 이름이 알려지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지만, 노력하는 만큼 손님이 조금씩 늘고 가게가 알려지며 단골도 많이 생겼다. 가게도 차츰 안정권에 접어들어 매상이 늘기 시작했다. 하지만 개업 10주년을 맞은 2015년. 신선설농탕 본사는 그에게 계약 갱신을 하지 않겠다고 통보해왔다. 하늘이 무너지고, B씨의 지난 10년이 무너졌다. "10년이 됐으니 계약을 안 하겠다며 가게를 빼라고 하더라구요. 황당했죠. 다른 점포에서 흉흉한 이야기가 들려왔지만 우리 가게는 (계약을) 해주겠지 생각했거든요. '10년 동안 손님 늘리고 영업을 해왔는데 어떻게 그러느냐'고 매달렸지만 소용없었어요. 바닥 권리금에 불과한 권리금을 받고 점포를 넘기라고 이야기하길래 거절했어요." 신선설농탕은 끝내 계약을 갱신해주지 않았고, 가게 로고가 박힌 제품 등을 모두 철거하라고 통보했다. 울며 겨자먹기로 B씨는 지인과 동업으로 다른 설렁탕 가게를 차렸다. 인테리어를 다시하고, 메뉴 개발도 했다. '처음부터 다시 노력하면 되겠지' 생각했지만, 상황은 그렇지 않았다. 지난해 1월 신선설농탕 본사는 B씨의 가게 100m 코앞에 매장을 열었다. 그의 가게 정문에 나가 고개를 보면 새 신선설농탕이 보였다. '노원점 이전'이라는 플래카드도 내걸었다. 그의 매장 옆에는 이미 다른 유명 설렁탕 프랜차이즈매장이 있었지만 본사는 굳이 그 사이로 들어왔다.
"신선설농탕이 가격할인 이벤트를 벌인 것은 30년 역사상 처음이라고 하더라고요. 그걸 한 달이나 했어요. 들어오려던 손님들이 '이사했네?' 이러고는 등을 보여 돌아가고 새로 차린 제 가게가 텅 비었을 때 기분이 어땠겠어요. 설렁탕 가게 3곳이 오밀조밀 모여있는데 장사가 될 리가 있나요. 한 동안 마음고생이 심했죠." B씨가 가장 괴로웠던 것은 자신과 함께 동업을 한 지인까지 피해를 입게 된 것이다. "저만 손해를 본 것도 아니고 저와 동업한 분까지 막심한 피해를 입었어요. 죽을 생각까지 했어요. 사실… 2년이 다 돼가는 지금까지도 타격이 엄청나요. B씨는 최근 쿠드를 상대로 투쟁을 벌이고 있다. B씨처럼 가맹점을 일구다가 계약을 해지당한 점주 몇 명이 그와 뜻을 모았다. "최근 기사가 나고 나서 단골손님이었던 분이 찾아와서 '왜 그런 일이 있었다고 말을 안 했냐. 아무 것도 모르고 이전한 줄 알고 저쪽으로 가지 않았냐'며 응원해줬어요. 다시 힘을 내고 있습니다. 저처럼 억울한 피해자들이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끝까지 해볼 생각입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