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 4번 통화·2번 만남···그간 대화 어떻게 바뀌어왔나
두 정상, 이달 중순 뉴욕 UN총회에서 세번째 만남 예정 【서울=뉴시스】장윤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이후 약 4개월 동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두번의 회담을 갖고 네차례 전화통화를 가졌다. 두 정상은 6번의 접촉에서 대체로 한미 공조의 이상 없음을 알렸지만,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관련해 대북 제재에 대한 압박 수위를 올려야 한다는 데에도 의견을 같이 했다. 두 정상의 첫번째 만남은 지난 6월 30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 두번째 만남은 지난 7월 6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트럼프 대통령 초청으로 열린 한·미·일 정상 만찬행사였다. 두 대통령은 이달 중순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UN) 총회에서 세번째로 대면한다. 전화통화의 경우 두 정상은 ▲5월 10일 문 대통령의 취임 축하 통화를 시작으로 ▲8월 7일 북한의 대륙간 탄도 미사일(7월 29일 발사) 대응 통화 ▲9월 1일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8월 29일 발사) 대응 통화 ▲9월 4일 북한의 제6차 핵실험 직후 현안 대응을 논의하기 위해 네차례 통화했다. 두 정상간 전화통화는 문 대통령 취임날이었던 지난 5월 10일 밤이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미동맹은 우리 외교안보 정책의 근간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도발 억제와 핵문제 해결에 여러 안보 사안 중 높은 우선순위를 부여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에게 취임 축하 인사를 전하면서 "북한 핵 문제는 어렵지만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한미공조를 지켜나가자는 두 정상의 대화였다. 이후 두 정상은 6월 말 첫 만남을 갖는다. 미국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주요 의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북핵문제 주도권이었다. 대신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배치 문제는 논의 테이블에서 제외됐다. 문 대통령은 회담 이후 북한 문제의 주도권을 우리가 갖게 됐다고 천명했다. 지금은 동력을 잃게 된 이른바 '한반도 운전자론'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동언론발표에서 "한미 무역협정이 체결된 이래로 미국의 무역적자는 110억불 이상 증가했다. 그다지 좋은 딜이 아니라고 생각한다(Not exactly great deal)"고 한미FTA 재협상을 촉구한 바 있다. 이 문제는 현재 FTA 폐기 가능성까지 언급될 정도로 빅 이슈가 돼 있다. 두 정상은 북한의 대륙간 탄도미사일 도발 직후 열린 지난 7월 6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개막한 주요 20개국(G20)행사에서 두번째로 만났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 주최로 열린 한·미·일 다자외교 만찬 행사에서 3국 정상은 북한 문제에 보다 강력한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도출해 압박 수위를 높이자고 의견을 같이했다. 또한 북한의 비핵화와 평화적 해결의 진전을 위해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하지만 중국의 행태는 아직 별반 달라진 게 없다. 두 정상이 북한 문제로 정식으로 첫 통화한 것은 지난달 7일이다. 지난 7월 29일 북한의 대륙간 탄도 미사일 발사 이후 약 8일만으로 문 대통령의 여름휴가(7월 30일~8월 5일)가 끝나고 통화가 이뤄졌다. 한시간가량 길게 이뤄진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강력한 압박과 제재를 가하는 등 확고한 입장을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한미FTA 개정협상 문제도 공식 거론했다. 두 정상은 지난달 29일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 이틀만인 지난 1일 밤 11시10분부터 40분간 통화하면서 미사일지침을 한국 측이 희망하는 수준으로 개정하자고 원칙 합의했다. 당시 '한국 측이 희망하는 수준'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려지진 않았으나 나흘 뒤 북한의 6차 핵실험을 계기로 미사일지침의 탄두중량 제한이 해제되는 방향으로 합의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에 단호하게 대응하면서, 북한에 강력하고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미 정상은 이어 지난 4일 오후10시45분부터 40분간 이뤄진 통화에서 한미 미사일지침상 탄두중량 제한을 해제하기로 합의했다.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한반도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미사일에 장착할 탄두 중량 제한을 없애 전투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문 대통령은 주한미군의 사드 임시 배치를 국내 절차에 따라 최대한 신속히 배치하기로 했다. 더 강력한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한미 정상은 지난 4일 밤 통화에서 미사일지침 탄두중량 제한 해제가 정상통화의 결과로서 발표된다면 북한에 강력한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합의했다"면서 "다만 이번 통화에서 한미FTA 폐기 이슈는 나오지 않았다. 양국 참모진이 정상통화 의제를 사전 조율할 때 우리 측이 미국 측에 '한미FTA폐기 언급에 대한 우리 국민 우려가 있다'는 내용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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