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댓글 수사 속도전···'몸통' 코앞까지 칼 겨눴다
"민 전 단장, 사이버댓글부대 외곽운영 책임자" 지난달 21일 수사 의뢰후 압수수색 등 속도전 【서울=뉴시스】표주연 기자 = 검찰이 국가정보원 댓글부대 의혹 사건의 '몸통'을 향해 속도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6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7일 오전 10시 민병주 전 심리전단 단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민 전 단장은 원세훈(66·구속) 전 국정원장 시절 심리전단장으로 재직하면서 일명 '댓글부대'를 운영한 핵심 책임자로 꼽히고 있다. 이미 원 전 원장과 함께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 자격정지 2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민 전 단장이 댓글부대를 운영하는 총책임자의 역할을 맡아, 댓글부대 운영을 사실상 주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댓글 활동을 지시하고 보고하는 라인의 핵심에 있었기 원 전 원장을 제외하면 최고위 책임자에 가깝다는 이야기다. 자료를 넘겨받고 본격 수사를 시작한지 채 20일이 안된 상황에서 검찰 수사가 몸통에 근접했다고 볼 수 있다. 국정원 댓글 수사는 상당히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14일 국정원으로부터 사이버 외곽팀 관련 자료를 넘겨받아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과거 국정원 댓글 수사팀에 소속됐던 서울중앙지검 김성훈 공공형사부장과 진재선 공안2부장을 모두 이 수사에 투입하며 속도전을 예고했다. 특히 검찰은 지난달 23일 국정원 댓글 외곽팀장 김모씨 주거지 및 관련단체 사무실 등 30여곳에 대한 대규모 압수수색을 벌였다. 당시 압수수색에는 외곽팀장 김모씨의 주거지 뿐만 아니라 댓글부대 외곽팀장 활동에 연루된 사단법인 양지회, 늘푸른희망연대 사무실 등이 포함됐다. 양지회는 국정원 퇴직자 모임이며, 늘푸른희망연대는 '이명박과 아줌마부대'라는 이름의 이명박 전 대통령 지지단체의 후신이다. 압수수색과 동시에 검찰은 댓글부대 외곽팀장들을 소환해 조사를 시작했다. 민생경제연구소, 양지회, 한국자유연합, 늘푸른희망연대 등 국정원 댓글부대에 연루된 것으로 파악된 '팀장급' 관계자들이 대거 서울중앙지검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외곽팀장이 언론계 종사자, 사립대 교수, 대기업 간부, 대학생, 미디어 전문가 등 다양한 경력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돼 있다는 것이 드러나기도 했다. 수사의뢰를 받은지 16일 만에 검찰은 첫 구속영장 카드를 내놨다. 검찰은 양지회 전 기획실장 노모씨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의 공범, 현직 간부 박모씨에 대해 증거은닉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상태다. 그동안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검찰은 댓글부대가 피라미드식 점조직으로 운영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정원 외곽팀장들은 댓글부대를 운영하면서, 팀원들에게 1차적으로 국정원과 관계가 있다는 부분을 숨겼고, 일부 팀원들은 국정원과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몰랐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일부 댓글부대 팀원들은 단순 우익활동으로 생각해 참여했으며, 활동비를 지원받지 않는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외곽팀장들은 대포폰을 사용해 팀을 운영하는 등 치밀하게 노출을 꺼렸던 정황도 포착됐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