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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방을 막아라①]일확천금 꿈꾸는 서민 노린 '악마의 유혹'

등록 2017-09-20 08:4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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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뉴시스】우종록 기자 = 경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30일 경북 김천과 구미지역 6곳의 펜션과 야산 등에 천막을 치고 56억원 상당의 일명 아도사끼(줄도박) 도박장을 개설한 혐의(도박장소 개설 및 상습도박)로 총괄운영자(창고장) A(51)씨 등 7명을 구속했다. 경찰은 이날 이들로부터 압수한 도박에 사용된 판돈 8900여만원을 공개했다. 2017.05.3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1. 서울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지난 8월 정모(58)·박모(48)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하고, 6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정씨 등은 지난 4~8월 가상화폐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비트코인을 모방한 가상화폐에 투자하면 단기간 100배 이상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속여 5704명으로부터 모두 투자금 191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서울 강남, 대전, 전북 전주 등에서 대규모 투자설명회와 거래소 12곳을 통해 자신들이 판매하는 가상화폐에 투자하면 절대 원금 손실이 없다고 속여 투자자들을 모집했다. 투자자는 대부분 50∼60대였다. 그러나 이들이 발행한 가상화폐는 시중 은행과 거래 계약이 전혀 체결되지 않아 현금처럼 유통하거나 화폐처럼 사용할 수 없는 가짜인 것으로 조사됐다.

#2. 전남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8월 불법 인터넷 도박사이트를 운영해 온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로 운영총책 A(43)씨 등 17명을 붙잡아 이 중 12명을 구속했다. A씨 등은 앞서 2015년 3월께부터 중국 선전(深圳)에 차린 사무실에서 불법 인터넷 스포츠 도박사이트 5개를 개설, 지난해 9월까지 7200억원 규모 도박장을 운영해온 혐의다. 이들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도박사이트 회원을 모집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단속을 피하기 위해 이른바 대포통장과 대포폰을 사용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운영계좌 등을 분석해 추가 공범을 확인하는 한편 상습·고액 도박행위자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했다.

앞의 두 사건은 성격이 분명히 다르지만, 결국 같은 욕망을 노린 사건이다. 바로 '한방'을 바라는 서민의 '일확천금' 심리다. 최근 갖가지 방법으로 일확천금을 꿈꾸는 사람이 급증하면서 이들을 상대로 한 각종 범죄도 들끓고 있다.

◇가상화폐, 뭔지 모르지만 돈은 되는 것 같은데···

이 중 눈에 띄게 급증한 것이 '가상화폐' 관련 다단계·유사수신 사기 사건이다.

가상화폐는 말 그대로 지폐나 동전과 달리 물리적 실체가 없는 '온라인상 화폐' '디지털 통화'다. 각국 정부나 중앙은행, 금융회사 등 중앙집중적 권력이 독점적으로 창출하고 규제해온 기존 화폐와 달리 독립적으로 만들어져 인터넷을 매개로 P2P(Peer to Peer; 개인 대 개인) 형식의 1대1로 거래된다. 금처럼 유통량이 한정된 것이 특징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비트코인이다. 2008년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이름으로 위장한 정체불명의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창안했다. 비트코인은 '채굴(Mining)'을 통해 생성한다. 비트코인 거래는 철저하게 익명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A와 B가 언제, 얼마만큼의 비트코인을 거래했는지를 불특정 다수가 나서 모두 기록한다. 이것이 바로 채굴이다.

비트코인은 올들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개당 가격은 지난 1월1일 997.69달러(약 113만원)였으나 8월15일 4483.55달러(약 509만원)에 거래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난 4월 일본 정부가 자금결제법을 개정해 전자화폐를 정식 결제 수단으로 인정하고, 북한의 '핵 도발'로 동북아 정세가 긴박해진 것 등이 영향을 미쳤다.

가상화폐 다단계·유사수신 사기는 그간 벌어진 다단계·유사수신 사기와 방식은 똑같다. 다만 엄청난 돈을 벌어줄 투자 대상을 안마 의자, 유황 버섯 등 소박한 것들에서 듣기에도 거창한 가상화폐로 바꿨다.

범인들은 주로 노년층을 겨냥했다. 가상 화폐의 존재와 최근 가격 급등 소식 등을 각종 뉴스로 접해 투자 가치가 있다고 느끼면서도 가상화폐의 원리를 잘 이해하지 못 하는 세대인 만큼 속이기 쉬울 것으로 판단해서다.

마침 비트코인뿐만 아니라 또 다른 가상화폐인 '이더리움(Ethereum)'의 거래 가격이 비트코인 가격 폭등 영향으로 올들어 치솟은 것이 그들에게는 호재로 작용했다. 이더리움은 2014년 캐나다인 비탈리크 부테린이 개발한 가상화폐다. 비트코인과 같은 방식으로 생성한다. 개당 가격은 1만원 전후에 불과했으나 지난 8월 35만원까지 치솟았다.

이들은 자신들이 만든 가상화폐에 관해 "단 하루도 시세가 떨어지지 않아 원금 손실이 없고, 향후 엄청난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고 소개하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 한 노년층의 노후자금 등을 끌어들였다. "커피숍, 편의점 등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고, 투자가가 원할 경우 언제든지 현금 환전이 가능하다"고 포장했다.

이렇게 투자자를 현혹해 투자금을 유치한 뒤, 돌려막기식으로 투자 수익을 제공하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웹사이트 등을 통해 자신들의 가상화폐의거래 가격이 지속해 상승하는 것처럼 보여줘 기존 투자자에게 더 많은 투자금을 이끌어내고, 더 많은 투자자를 유치했다.
 
그러나 이들이 발행한 가상화폐는 사실상 수익모델이 없는 것은 물론 시중 은행과 거래 계약이 전혀 체결되지 않아 현금처럼 유통하거나 화폐처럼 사용할 수 없는 '가짜'였다. 가상화폐의 거래 가격이 지속해 상승한 것 역시 '조작'한 결과에 불과했다. 고수익·원금 보장을 미끼로 내걸고 다단계로 유사수신 행위를 하는, 그야말로 전형적인 사기였다.

◇베팅 금액 제한 없고, 세금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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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스포츠 도박은 과거 경마, 경륜장 주변에서 불법적으로 벌어지던 사설 경마, 경륜에서 출발한다.

실제 경마장, 경륜장에서 벌어지는 경주를 대상으로 하되 한국마사회(경마)나 국민체육진흥공단(경륜)이 운영하는 공식 발매소가 아니라 사설 도박업자들에게 베팅하는 방식이다. 회당 베팅 금액에 제한(10만원)이 없고, 당첨금에서 수수료만 뗄 뿐 세금 등을 떼지 않아 운이 좋으면 정식 베팅할 때보다 훨씬 큰돈을 만질 수 있다.

이런 사설 베팅 사업은 1990년대 후반 인터넷을 만나 규모를 키우더니 2001년 스포츠 토토 개시와 해외 스포츠 중계 확대, 2000년대 중반 모바일 시대 등의 영향으로 급성장했다.

경마, 경륜은 물론 스포츠 토토가 대상으로 하는 축구, 야구, 농구, 배구 등 모든 국내외 스포츠 경기가 대상이다.

방식은 스포츠 토토나 경마, 경륜과 마찬가지로 경기 결과를 예측해 베팅한다. 역시 회당 베팅 금액에 제한이 없고, 수수료 외에는 당첨금에서 떼어가는 것이 없다.

특히 스포츠 토토의 경우 최소 2경기에서 최대 10경기를 조합해 베팅해야 하고, 경기 시각 10분 전 발매가 마감되나 불법 스포츠도박은 싱글(1경기)이나 라이브(경기 중 실시간) 베팅 등도 가능하다.

그렇다 보니 한 방을 노린 사람들이 불법 스포츠 도박에 몰린다. 남녀노소 누구나, 심지어 실제 경기를 뛰는 선수들까지 다. 스포츠 토토나 경마, 경륜에 베팅할 수 없는 청소년, 관련 사업자, 사업 감독관, 발행 대상 운동경기의 선수, 감독 및 경기단체의 임직원, 주최 측 임직원들도 불법 스포츠 도박은 자유롭게 할 수 있는 탓이다.

덕분에 시장 규모는 나날이 커져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가 지난해 5월 실시한 ‘제3차 불법도박 실태 조사’에 따르면, 2012년 7.6조원이었던 불법 스포츠 도박 시장은 2015년 21.8조로 3배 이상 뛰었다. 이는 전체 불법 도박 시장(83.8조원)의 26%에 해당하며 합법 투표권 시장(3.4조)의 6.4배 규모다.

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토토) 발행 사업자 국민체육진흥공단의 클린스포츠 통합콜센터 자료를 보면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 신고 건수도 2008년 976건에서 지난해 13만4,663건으로 무려 138배 증가했다.

불법 스포츠 도박은 개인에게는 도박 중독, 가정 파탄, 형사처벌 등 피해를 주지만,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국가적, 사회적으로도 폐해가 매우 크다.

먼저 세금을 내지 않아 국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 사감위는 불법 스포츠 도박으로 인한 공적 기금 및 법인세 손실액이 연간 최대 4.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스포츠 토토와 경륜은 체육기금을, 경마는 농촌기금을 각각 조성하지만, 불법 스포츠 도박은 그런 것이 없다. 스포츠 토토의 경우 지난해 체육기금 1.3조원을 조성했다.

승부 조작이 더욱 성행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 최근 야구, 축구, 농구, 배구 등 프로스포츠 4대 종목에서 모두 승부조작 사건이 발생했는데 모두 불법 베팅 사이트와 연관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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