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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관계, 봄날은 오나] 사드갈등 우회한 문재인 정부

등록 2017-11-05 06:00:00   최종수정 2017-11-07 08:3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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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문제는 한일 간에 영유권 분쟁이 불거진 이후 양국이 아직까지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독도 이슈처럼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지난달 추석 명절을 전후해 중국 현지를 돌아보고 온 국내의 한 중국 전문가가 귀국 직후 기자에게 털어놓은 19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이후 한중 양국관계 전망이다. 그의 발언은 사드 문제가 앞으로도 양국이 풀기 힘든 ‘고르디우스의 매듭’으로 남겠지만, 더 이상 한중 관계 진전을 막는 지정학적 변수가 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집권 2기를 맞은 시진핑 정부가 대외적으로는 사드 불가 방침을 고수하면서도 꽉 막힌 한중 관계를 풀기 위한 ‘출구전략’을 가동할 것이라는 게 그의 예측이었다.

 사드 한파로 꽁꽁 얼어붙었던 한중 양국 관계가 변화의 급물살을 타고 있다. 북한 핵·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한 자위권(한국), 전략적 균형을 훼손하는 도발(중국)이라며 사드 공방을 펼쳐온 두 나라가  산고 끝에  지난달 31일 합의문을 공개했다. 양국은 합의문에서 "한중간 교류협력 강화가 양측의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는 데 공감하고 모든 분야의 교류 협력을 정상적 발전 궤도로 조속히 회복시켜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국면전환의 분기점은 지난달 25일 막을 내린 중국의 19차 당 대회로 평가된다. 이 대회에서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개혁개방의 아버지인 덩샤오핑(鄧小平)이 정한 격대지정(隔代指定·지도자가 한 세대를 건너뛰어 차차기 지도자를 미리 정해 권력 승계를 투명하게 하는 전통)의 원칙을 깨고 권력을 한층 공고히 다지며 사실상 황제 대관식을 치렀다는 평가를 받았다.

  공산당 대회를 마친 중국이 사드 갈등 봉합에 나선 배경은 두가지로 분석된다.  비잉다 중국 산둥대학교 중한관계연구중심 연구원을 비롯한 중국인 학자들은 미국이 한국에 사드를 배치해 한중 관계의 틈을 벌리고, 한국이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균형 전략을 취하지 못하도록 유도하는 '이간계'를 펼치고 있다는 진단을 내놓은 바 있다. 중국 공산당이 이러한 상황을 계속 감내할 수는 없었다는 뜻이다. 경제적으로도 한국은 중국의 3대 교역국이며,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다.

  이번 합의가 지난 1972년 일본과 수교를 맺으며 영토주권 등 양국간 접점을 찾기 힘든 문제는 후손들에게 맡기자는
덩샤오핑의 지혜를 빌린 결과인지, 아니면  일시적인 전략적 후퇴인지는 분명치 않다. 하지만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1992년 8월 한중 수교 이후 꼬리를 문 양국 갈등을 '반면교사'의 사례로 삼아야 한다는 고언이다.  지난 2000년 한중 관계를 뒤흔든 마늘 분쟁, 2002년 중국사회과학원 주도로 진행된 동북공정 프로젝트, 2005년 김치 분쟁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흔히 산전수전을 다 겪은 노련한 노인에 비유되는 중국은 당시 허를 찌르는 협상력을 발휘하며 '실리'를 취하는 용의주도함을 발휘했다는 평가다.

 뉴시스는 국내의 대표적인 중국학 연구소인 성균중국연구소의 양갑용 교수를 만나  한중관계 낙관론의 허와 실을 짚어보았다.  양 교수는 중국 푸단대학에서 국제관계학을 전공, 정치학 박사를 받은 대표적인 중국 전문가이다.  뉴시스는 아울러 한중 양국이 1992년 수교 이후 겪어온 마늘·김치 분쟁, 고구려사를 둘러싼 역사 분쟁 사례도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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