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에 또 만나요' 北현송월 일행 강릉 떠남…숨가빴던 1박2일
이들은 최근 개장한 5성급 수준의 '골든튤립 스카이베이 경포 호텔' 스위트룸에서 꿀맛같은 남한에서의 첫날 밤을 보냈다. 이들은 서울 출발 전 호텔 1층 ONE(원) 식당 별실에서 아침식사를 했다. 식사는 호텔 측에서 황태국 백반으로 차려놓은 식탁에 7명 전원이 마주보고 앉아 이야기를 나누며 들었다. 전날 이곳 호텔 만찬장에서의 저녁은 레드 와인을 곁들인 스테이크를 중심으로 한 양식 코스였고, 점심은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유력후보 시절이었던 지난 2016년 강릉지역 인사들과 아침 식사를 했던 씨마크호텔에서 강릉의 유명 먹거리인 초당순두부 들깨탕과 자연송이를 곁들인 한우갈비찜등으로 식사를 했다. 강릉 방문 목적인 공연장 후보지 점검도 순조롭게 진행됐다.
이들은 황영조기념체육관에서 내부만 둘러보고 나왔다. 내부를 본 시간만 6분이었다. 반면 강릉아트센터에서는 2시간30여분 동안 머물렀다. 황영조기념체육관은 보통의 고등학교에 있는 실내체육관 시설인 반면 강릉아트센터는 성공적인 문화올림픽을 위해 476억원이 투입돼 최첨단 공연 장비 및 시설을 갗춘 복합 문화공연장이다. 그럼에도 현 단장이 황영조기념체육관을 찾은 것은 강릉아트센터(관객석 장애인 좌석 12석 포함 988석)보다 약 500명의 사람들이 공연장에 들어올 수 있어서다.
그러나 강릉에서의 북한 예술단 공연은 강릉아트센터에서 펼쳐질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현 단장은 강릉아트센터 2층 관객석 조종실 뒷편으로 보이는 유희실에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우리 정부 측 한 관계자는 "현송월 단장이 강릉아트센터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들으면서 줄곧 무표정이었는데 유희실에 대해 설명을 들을 땐 미소를 보이며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유희실은 사전적 의미로 즐겁게 놀며 장난하는 방이다. 강릉아트센터가 공연장인 점을 고려할 때 이곳은 어른들이 어린이들을 동반한 경우 아이들을 돌보며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편의시설인 셈이다.
현 단장은 2층 관객석 첫 번째 줄 의자에 앉아 설명을 청취했다고 정부 측 인사는 전했다. 그사이 나머지 6명의 남성으로 이뤄진 사전점검단은 지하 1층에서부터 지상 4층까지 직접 둘러보며 무대, 객석 및 분장실 등 공통시설, 무대, 조명, 음향 등 기본설비와 특수설비, 악기, 프로젝터 등의 공연기자재, 귀빈실, 리허설 룸 등 부대시설을 꼼꼼하게 보고 확인했다. 우려됐던 반북 단체 등의 집회나 시위 등 불미스러운 일은 강릉 체류 이틀간 단 한 건도 일어나지 않았다.
아들의 손을 잡고 강릉아트센터 출입구에서 현 단장 등 일행을 기다리던 김세현(40·회사원·강원 강릉)씨는 "북한에서 오신 분들을 환영한다"면서 "평창올림픽 기간에 계획된 예술단 공연이 성황리에 잘 마무리되어 갈라진 민족이 화합하는 계기가 마련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영남(80·강릉·가명) 할머니는 "북한에서 온 사람들을 텔레비전을 보는 것보다 실제로 보고 싶다는 호기심 차원에서 집에서 가까운 강릉아트센터까지 오게 됐다"면서도 "오늘 강릉에 온 북한사람들과 앞으로 더 많이 내려올 북한 사람들을 보는 것은 불편한 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 현 단장은 이 같은 분위기에서 동선마다 마중 나오듯 기다리던 강릉시민들이 "반갑습니다. 예뻐요"라고 환영의 인사말을 건네자, 손을 흔들며 미소를 지어 화답하는 여유를 보였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