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억 이중섭' 미술시장 깜짝...김환기 대항마 될까?
■서울옥션 올 첫 메이저경매 낙찰률 67% 이중섭 8년만에 국내 최고낙찰가 2위 올라 김환기 '영원의 노래' 추정가 30억에 팔려 【서울=뉴시스】 박현주 기자 = 47억. 8년만에 다시 저력을 보인 '소'처럼 이중섭(196~1956)의 봄날이 다시 올까. 10여년전 위작 사태로 국민화가 체면을 구겼던 이중섭이 미술시장을 깨우고 있다. 7일 오후 서울 평창동 서울옥션 본사에서 열린 ‘서울옥션 제 147회 미술품 경매’는 이중섭 '소'때문에 뜨거웠다. 경매전부터 화제였던 '소'는 이날 경합이 치열했다. 18억원에 경매에 오른 '소'는 전화와 현장, 전화와 현장 응찰자의 '머니게임'이 이어지며 47억까지 치솟았고, 결국 전화 응찰자가 차지했다. 8년 전 ‘제 117회 서울옥션 미술품 경매’에서 35억 6000만원에 낙찰된 이중섭의 '황소'보다 약 12억원 높은 금액이다. 추정가 20억~30억을 훌쩍 뛰어넘은 건 "이중섭 소 그림의 희소성"이라는게 서울옥션측의 설명이다. 현재 이중섭이 그린 소 그림은 9점 남아 있는데 이 중 미술관이나 갤러리에서 소장하고 있는 것을 제외하면 경매 시장에 나올 수 있는 작품은 아주 적다는 것. 이로써 이중섭은 단박에 국내 미술품 경매 낙찰가 2위 자리에 올랐다. 국내 최고 낙찰가(65억)를 1위부터 6위까지 보유한 '김환기 천하' 자리도 흔들었다. 서울옥션 이번 경매는 10년전 경매시장을 쥐락펴락했던 '국민화가 2인방(이중섭·박수근)이 슬슬 시동을 걸고 있는 모양새로 주목된다. '김환기 대항마'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중섭은 그동안 밀렸던 박수근도 제쳤다. 박수근 최고 낙찰가 ‘빨래터’(45억2000만원, 2007년 서울옥션)도 넘어서 위작 사건으로 먹칠된 옛 명성을 다시 찾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잠잠하던 박수근도 이날 경매에서 뒷심을 발휘했다. 박수근 고유 회화가 아닌 드로잉 3점이 경합되며 팔려나갔다. 900만원에 시작한 박수근의 Lot. 8번 '무제'는 2000만원, Lot. 9번 '무제'와 Lot. 10번 '무제' 역시 900만원에 경매를 시작해 각각 2500만원, 1650만원에 낙찰됐다.
김환기는 최고가를 5차례나 경신한 이후 횡보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에 나온 '영원의 노래'는 추정가선인 30억원에 낙찰됐다. 시작가는 28억이었다. 서울옥션 이옥경 대표는 “이번 경매는 한국 근대 미술의 저력을 한번 더 확인할 수 있는 경매로, 근대 작가들의 위상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재평가될 수 있는 경매로 평가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중섭 '소'로 화제를 모았지만 서울옥션 올해 첫 메이저 경매의 낙찰률은 높지 않다. 서울옥션 '3월 경매'는 낙찰률 67%, 낙찰총액 약 114억원을 기록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