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러슨 전격 경질의 전말…켈리 전화부터 트럼프 트윗까지
트럼프, WP 첫 보도 3시간 뒤 틸러슨에 전화 해임 통보 틸러슨, 워싱턴 복귀 때까지 공식 해임 발표 연기 요구 트럼프 "틸러슨 해임 오랫동안 고려…서로 생각차이 커" 【서울=뉴시스】 이현미 기자 =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1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자신의 경질과 관련된 첫 보도가 나간지 3시간이 지난 이날 정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전화로 정식 해임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다음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틸러슨 장관의 경질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WP에 따르면 틸러슨 장관은 이날 워싱턴 미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떨리는 목소리로 이 같이 전하면서, 직업 외교관들의 "정직함과 성실함에 대해, 그리고 미국인들의 친절한 행동에 대해 감사한다"고 말했다. 틸러슨 장관은 특히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의 외교와 관련한 협력과 상호 지원에 대해서도 감사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선 그 어떤 감사의 표현도,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대한 그 어떤 찬사도 없었다. 틸러슨 장관은 이어 오는 31일까지는 국무장관직에 남아 있을 것이지만, 국무장관으로서 모든 권한은 존 설리번 국무부 부장관에게 위임했다고 말했다. 그는 "질서정연하고 원활한 이행"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틸러슨 장관은 2016년 미 대통령 선거 개입 의혹이 있는 러시아에 대한 비판도 잊지 않았다. 그는 "러시아의 문제 있는 행동에 대응해야 하는 많은 일들이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백악관 관리들에 따르면,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은 지난 10일 새벽에 아프리카 순방중인 틸러슨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트럼프 대통령이 국무장관을 교체키로 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켈리 실장에게 틸러슨 장관 경질 사실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발표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자 켈리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발표를 연기할 것을 요구하면서 틸러슨 장관에게 먼저 전화를 했다. 켈리 실장은 전화통화 당시 틸러슨 장관에게 가능한 서둘러 워싱턴으로 돌아올 것을 제안했고, 틸러슨 장관은 12일 아프리카 순방 일정 중 하루를 줄이고 워싱턴으로 복귀했다. 그 과정에서 틸러슨 장관 와병설이 나돌기도 했다. 그러나 미 국무부는 이와는 다른 설명을 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스티브 골드스타인 공공외교 및 공보담당 차관은 틸러슨 장관이 "자신의 해임 이유를 알지 못했으며" 트러프 대통령과 직접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골드스타인 차관은 켈리 실장이 틸러슨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경질과 관련한)대통령의 트윗이 있을 수 있다고 했지만, 그를 해고하기로 한 것이 최종적인 결정이라고 전달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틸러슨 장관은 오늘(13일) 해임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틸러슨 장관은 켈리 실장의 해임 경고 전화통화에서 자신이 워싱턴으로 복귀할 때까지 그 사실을 언론에 발표하는 것을 연기해줄 것을 요청했고, 켈리 실장도 이에 동의했다고 백악관 관리들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기자들에게 틸러슨 장관 해임을 "오랫동안" 고려했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캘리포니아로 떠나기 전 기자들에게 "사실은 렉스(틸러슨 국무장관)과 잘 지냈지만, 실제로는 다른 생각과 사고 방식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이란핵협정을 끔찍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틸러슨)가 (이란핵협정에 대해)괜찮다고 생각했다고 본다. 그래서 우리는 정말로 같은 생각을 하지 않았다. 마이크 폼페이오와는 매우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 나는 아주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