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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MB 수사…정치 보복→수인번호 716→옥중 반발

등록 2018-04-09 15:20:08   최종수정 2018-04-16 09:3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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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바레인 출국하며 "정치보복" 발언해

검찰, MB 수사 '투트랙' 진행…수사 박차

'저수지' 영포빌딩 압수수색 치명타 안겨

구속 영장 발부…서울동부구치소에 수감

수인번호는 716…향후 구속 상태로 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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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뉴시스】김진아 기자 =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12일 바레인 출국을 위해 인천국제공항 귀빈실로 들어서고 있다. 2017.11.1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나운채 기자 = 검찰이 9일 이명박(77) 전 대통령을 구속기소함에 따라 지난 10월부터 시작된 수사가 일단락됐다.

 이 전 대통령은 수사 초기부터 재판에 넘겨지는 이 날까지 검찰 수사가 '정치 보복'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4번째 구속된 전직 대통령이라는 불명예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검찰의 '투-트랙(two-track)' 수사부터 영포빌딩 압수수색, 구치소 방문조사 시도 등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지난 6개월간 숨 가쁘게 진행됐다.

 ◇MB, 첫 '정치보복' 발언…검찰 수사 착수

 검찰 수사는 지난해 10월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이 접수되면서 시작됐다. 옵셔널캐피탈 장모 대표이사는 "이 전 대통령 등이 2011년 BBK 투자자문대표 김경준씨를 압박해 옵셔널캐피탈 측이 받아야 할 돈을 받지 못했다"라며 직권남용 혐의로 이 전 대통령과 김재수 전 LA총영사 등을 고발했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신봉수)는 같은달 30일 장 이사를 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되는 순간이었다.

 이후 수면 위로 가라앉았던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DAS)의 실소유주 의혹이 다시금 불거졌고, 시민단체들의 고발이 이어졌다. 설상가상으로 군 사이버사령부 정치공작 지시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도 진행됐다.

 이에 이 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바레인으로 출국하기 전 취재진에게 입장을 내놓았다. "이것이 과연 개혁이냐, 감정풀이냐, 정치보복이냐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라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이 전 대통령은 아울러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 오히려 우리 사회 모든 분야에 갈등과 분열이 깊어졌다고 생각해 많이 걱정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날 그의 발언으로 수사 단계서부터 줄곧 외쳐 온 '정치 보복' 주장이 사실상 시작된 셈이다.

 ◇다스 수사팀 발족…투 트랙 수사 본격화

 대검찰청은 다스 논란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고발이 이어지자 전담 수사팀을 편성했다. 문찬석 서울동부지검 차장검사가 팀장을 맡는 '다스 횡령 등 의혹 고발 사건 수사팀'이 발족된 것이다.

 애초 서울중앙지검서도 이 전 대통령을 둘러싼 의혹을 수사하는 중이었다. 이에 검찰은 서울중앙지검에서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고발 사건을, 전담 수사팀에서는 'BBK 의혹'을 수사했던 정호영 전 특별검사와 이상은 다스 회장 등에 대한 고발 사건을 맡아 수사를 벌였다. 사실상 이 전 대통령을 향한 수사가 두 곳에서 진행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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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1월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무실에서 검찰수사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던 중 기침을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먼저 수사를 마친 것은 전담 수사팀이었다. 전담 수사팀은 지난 2월 다스 자금 120억 횡령 고발 건에 대해 경리직원 조모씨가 경영진 몰래 별도로 횡령한 돈임을 확인했고, 그중 일부를 반환하지 않고 은닉한 정황도 발견했다.

 이후 전담 수사팀의 수사 기록은 서울중앙지검으로 옮겨졌다. 다스 경영진 등이 조직적으로 조성한 비자금의 정확한 규모와 비자금 조성의 목적·사용처, 제3자 개입 여부 등 그 실체를 밝히는 몫은 서울중앙지검에서 맡게 된 것이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은 이명박 정부 국정원의 특수활동비 상납 사건과, 다스가 BBK 투자금 140억원을 회수하는 데 청와대 등이 관여했다는 의혹 등을 수사하고 있었다. 관련자 소환 및 압수수색이 이어지면서 서울중앙지검의 수사는 속도를 냈다.

 ◇영포빌딩 압수수색…MB에 치명적

 이 전 대통령의 뇌물 및 다스 실소유주 의혹을 수사하고 있던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1월 서울 서초동 소재 영포빌딩을 압수수색했다. 당시 검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장부, 계좌내역 등 객관적인 자료 수천 건을 확보했다.

 법조계에서는 영포빌딩 압수수색이 이 전 대통령 수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다. 당시 검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삼성의 다스 소송비 대납 내용이 담긴 청와대 문건 등 혐의 입증에 주요한 자료뿐만 아니라 전방위 사찰 등 추가 범죄 정황도 확보했다.

 검찰은 압수수색을 토대로 영포빌딩이 사실상 이 전 대통령의 '비자금 저수지'라고 판단했다. 이 전 대통령이 다스를 소유하면서 조성한 300억원대에 달하는 비자금을 이곳에서 관리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영포빌딩에서 측근들로 하여금 다스 직원들의 명의로 된 다수의 차명 계좌들을 이용, 조직적으로 자금 세탁을 한 뒤 이 돈을 선거 비용 및 정치인 후원금, 사조직 운영 경비 및 사저 관리 비용으로 사용했다는 점까지 포착했다.

 이에 이 전 대통령 측은 행정소송까지 제기하며 압수수색서 발견된 문건을 대통령기록물관리관에 반환하라고 맞섰다. 이에 이 전 대통령 측이 이같은 문건의 불법성을 인식함에 따라 조치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MB 기자회견…포토라인서 입장문도

 이 전 대통령은 지난 1월17일 기자회견을 열고 재차 '정치 보복'을 주장했다. 그는 "적폐청산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는 검찰수사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보수를 궤멸시키고, 이를 위한 정치공작이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정치보복이라고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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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3월23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나와 동부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2018.03.23. [email protected]
이 같은 입장은 지난달 14일 이뤄진 소환 조사에서 재차 강조됐다. 이 전 대통령은 검찰에 출석하면서 "전직 대통령으로서 오늘 하고 싶은 얘기도 많다만 말을 아껴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하고 있다"라며 "다만 바라건대 역사에서 이번 일로 마지막이 되었으면 한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사실상 검찰 수사가 자신을 '타깃(목표)'으로 한 표적 수사임을 주장한 것이다.

 이 전 대통령은 검찰 출석 21시간 만에 귀가했다. 그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 혐의를 완강히 부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 소환 조사 등을 토대로 지난달 14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전 대통령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불출석함에 따라 법원은 지난달 22일 서류 심사로 구속을 결정했다.

 ◇구치소 갇힌 MB…검찰 조사 일절 거부

 구속영장이 발부됨에 따라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의 논현동 자택으로 이동, 영장을 집행했다. 이 전 대통령은 23일 자정을 넘겨 서울동부구치소로 출발했다.

 그는 비교적 여유 있는 모습으로 측근들에게 안부 인사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아내 김윤옥 여사나 아들 시형씨 등은 눈물을 흘리며 이 전 대통령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러나 자택 주변에 이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거의 없었다.

 이 전 대통령은 구속된 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자필 입장문을 남겼다. "바라건대 언젠가 나의 참모습을 되찾고 할 말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라는 것의 그가 구속되기 전 마지막 밝힌 입장이었다.

 이 전 대통령은 이후 서울동부구치소로 이동, 수감 절차를 밟았다. 그는 간단한 신분확인 절차와 건강 진단 등 절차를 받은 뒤 네 평 남짓한 독방에 수감됐다. '716', 그의 상의 가슴께 새겨진 수인번호였다.

 이 전 대통령은 이후 검찰의 구치소 방문조사 시도를 모두 거절했다. 변호인을 통해 검찰 수사의 부당함을 주장하며 조사를 일절 받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결국, 검찰은 이 전 대통령 '옥중조사' 없이 영장에 적시된 혐의 위주로 구속기소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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