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동생…현아·현민 자매의 반복되는 '대국민 사과'
언니 조현아, 2014년 '땅콩회항'으로 사과동생 조현민, '물컵 갑질'로 경찰 출석해 사죄
【서울 = 뉴시스】남빛나라 기자 = 갑질 논란으로 최근 한 달간 여론을 공분케 한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1일 경찰 소환 조사에 앞서 국민들에게 사과했다. 언니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으로 수사기관에 출석해 고개를 숙인 지 약 4년 만이다. 여론의 질타가 거센 가운데 조현민씨는 2014년 당시의 조 전 부사장처럼 수수한 검정 옷을 입은 채 침통한 표정으로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대국민 사과 장면을 반복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이날 오전 10시 조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폭행, 업무방해 혐의 등을 조사하고 있다. 조씨는 조사가 예정된 10시 정각 경찰서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검정 에쿠스 차량에서 내린 조씨는 검은색 정장을 입은 채 시종일관 눈을 내리깔고 땅만 쳐다봤다. 조씨는 취재진의 잇따른 질문에도 회피하지 않고 모두 대답했지만 미리 준비한 듯한 사과 발언만 이어갔다. 조씨는 '유리컵 던진 것과 음료수 뿌린 점을 인정하느냐', '밀쳤다고만 했는데, 밀친 정도는 갑질이 아닌가', '대한항공 총수일가 사퇴론까지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등의 취재진의 질문에 총 6차례 "죄송하다"고 답하며 연신 같은 말만 반복했다. 죄인처럼 땅만 바라보며 목이 멘 듯 울먹이는 모습은 2014년의 조 전 부사장과 닮은 꼴이었다. 조씨와 우애가 돈독하다고 알려진 조 전 부사장은 땅콩회항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진 2014년 12월 국토교통부와 서부지검에 연이어 출두했다.
조 전 부사장도 검은색 코트에 회색 목도리를 두른 채 두 손을 공손하게 맞잡은 모습으로 화제가 됐다. 조 전 부사장은 고개를 푹 숙인 채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진심으로 (박창진 당시 사무장에게) 사과드리겠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것이다. 다른 계획은 없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 이후 조 전 부사장은 항공보안법상 항공기항로변경 등 혐의로 구속돼 옥살이를 해야 했다. 당시 조씨가 언니에게 '반드시 복수하겠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검찰 수사 과정에서 알려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복수의 대상으로 회자됐던 박 전 사무장은 이날 조씨의 소환 조사에 앞서 강서경찰서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박 전 사무장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달 22일 현아·현민 자매를 모든 직책에서 사퇴시키겠다고 밝힌 데 대해 "면피를 위한 행동은 가치가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약자의 삶은 없어져야 하고 약자는 피해자로만 남아야 하느냐"며 "약자가 당당하게 자기 주장을 펼칠 수 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앞서 대한항공과 A광고대행사 측의 회의 참석자들을 조사해 조씨가 유리컵을 던지고 종이컵의 음료를 A사 직원 2명에게 뿌렸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유리컵을 사람을 향해 던졌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조씨가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고 관계자들의 진술이 엇갈리는 만큼 조사는 이날 밤늦게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