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박주선 국회부의장 "민주당, 여당된 뒤 180도 달라져"
"거대양당 위주 국회 운영으로 국민 안중에 없는 정치 판 쳐""文대통령 취임사에 기대 컸는데 1년 동안 지킨 것 하나 없어""이정현 단식농성 때 국회 정상화 이끈 일 가장 기억에 남아""의장단 지녀야 할 최고 덕목은 여야 넘나드는 소통의 자세"
박 부의장은 "상황에 따라 어느 정도 입장 변화가 생길 순 있지만 지금 민주당은 자신들의 본질을 부정할 만큼 불통의 자세를 보이고 있어 국민들이 아연실색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부의장과 뉴시스 인터뷰는 지난 25일 국회 부의장실에서 진행됐다. 박 부의장은 "이 상태로는 대한민국 정치 발전이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며 "동시에 여당의 이기적인 국회 운영을 고치기 위해서는 다당제를 통한 의회권력 분산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낀다"고 했다. 박 부의장은 "지금과 같이 거대 양당 위주의 국회 운영이 지속되면 적대적 공생관계에 의해 당리당략적 싸움만 가속화하고 결국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정치가 판을 친다"며 "겉과 속이 다른 정치, 국민보다 당과 정권 획득을 먼저 생각하는 정치, 국민 행복과는 거리가 먼 정치가 지금 우리 국회의 모습인 것만 같아 안타깝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1년에 대해 박 부의장은 "솔직히 문 대통령의 취임사를 듣고 '정말 이대로만 한다면 야당의 역할이 없겠구나, 존재감을 상실하겠구나' 이런 생각을 했다"며 "그런데 현 시점에서 다시 평가를 하면 문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한 말 중 지킨 게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선 스스로 천명한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원칙을 깨고 '코드·보은·민주당 인사'를 강행하다 인사 참사를 야기했다"며 "현실에 맞지도 않는 소득주도성장을 고집하다 보니 경제성장은 말할 것도 없고 이 정부 최우선 국정과제였던 일자리 창출조차 오히려 감소세로 역행하고 있다"고 했다.
2년 동안 20대 전반기 국회를 이끌어 온 박 부의장은 "처음 부의장을 맡았을 때는 나름의 포부와 계획들이 있었는데 생각만큼 실천을 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며 "그래도 2016년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 대표였던 이정현 대표가 정세균 국회의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단식 농성에 들어가 국회가 파행됐을 때 제가 조정자 역할을 하며 정상화를 이룬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장 아쉬운 점은 국회 선진화법을 고치지 못한 것"이라며 "국회 선진화법은 생산적이고 건설적인 국회를 만들어 보자는 취지로 도입한 건데 오히려 이게 국회 활동 자체를 못하게 만드는 법이 되고 있다. 여당과 야당이 바뀔 때마다 법 개정에 대한 입장이 달라지면서 이제는 선진화법이 국회 운영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했다. 박 부의장은 "의장단이 지녀야 할 최고의 덕목은 여야를 넘나드는 소통의 자세"라며 "새로 꾸려질 국회 의장단은 저희가 이루지 못했던 일들을 잘 검토해 더 많은 성과를 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