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최저임금 자신있게 설명해야"…경제팀 속도조절 기조 바뀔까
최저임금의 부정적 영향을 일부 시인하는 듯한 발언과 내년도 인상과정에서 속도조절에 나설 가능성을 내비쳤던 경제팀이 향후 어떤 입장을 취할지 관심이 쏠린다. 문 대통령은 31일 청와대에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주재, 2022년까지의 재정운영 방향에 대해 토론한 뒤 마무리 발언에서 "소득 주도 성장과 최저임금의 긍정적인 부분을 자신있게 설명해야한다. 긍정적 효과가 90%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1분기 가구 소득이 감소한 것은 아픈 대목이다. 당연히 대책이 필요하다"면서도 "이를 소득 주도 성장의 실패라거나 최저임금의 급격한 증가 때문이라는 진단이 성급하게 내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가 잘 대응을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 내에서 올해 최저임금 인상이 우리 경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는 발언이 나오는 가운데 문 대통령이 이를 직접 지적하고 나선 모양새다. 실제 김 부총리는 지난 16일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 참석해 "개인 경험이나 직관으로 봐서 최저임금이 고용과 임금에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최근에는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폭 결정 과정에서 시장과 사업주들이 얼마나 수용성이 있는지 감안해야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경제팀 수장 김 부총리가 최저임금의 부정적인 효과를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하고 시장의 수용성을 언급하자 정부가 문 대통령의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쫒기보다는 속도조절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하지만 정부 내에서도 이같은 김 부총리의 행보를 불편하게 바라보는 시선도 있었다. 이목희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은 전날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최저임금으로 일자리가 줄어든 통계가 있는지, 영세영업자·소상공인 등 고용이 줄어든 이유가 무엇인지 (아직까지) 알 수가 없다. 경제부총리가 신의 영역에 있는가"라며 "최저임금은 실증과 분석을 더 해봐야하기 때문에 김동연 경제부총리의 속도조절론 발언은 적절치 않다"고 비판했다. 자칫 정부 내에서 의견 충돌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문 대통령이 분명히 교통정리에 나선 모습이다. 문 대통령은 "통계를 보면 고용시장에 고용된 고용자의 임금은 다 늘었다. 특히 저임금자 임금이 크게 늘었고 상여금과 근로자 가구소득도 많이 증가했다"며 "소득 주도 성장과 최저임금의 긍정적인 성과"라고 했다. 그러면서 "상당 부분 고령자인 비근로자의 소득 감소, 영세자영업자에 따른 문제는 검토하고 대책을 마련해야하지만 이것은 별개의 문제다"고 했다. 소득 주도 성장을 위한 최저임금 정책은 꾸준히 밀고 나가되, 저소득 비근로가구에 대한 지원책은 별도로 대책을 세워야한다는 입장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일부에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성급하게, 마치 부작용이 나온 것처럼 진단하는데, (정부가) 적극적으로 자신감을 갖고 대처하라는 독려성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