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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터 차 "트럼프, 북한 덫에 걸려들 수도…北 목표는 핵보유국 인정"

등록 2018-06-11 10: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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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1분만에 북한 비핵화 진지한지 여부 판단할 수있어"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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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싱가포르=AP/뉴시스】북미정상회담을 위해 10일 오후 싱가포르를 방문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0일 오후 싱가포르 파야레바 공군기지에 도착해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 2018.6.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오애리 기자 =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만의 '감'과 '자신감'에 사로잡혀 북한과 협상에 임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10일(현지시간) NBC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북한의 덫에 걸려들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못한 채 자신이 승리했다고 생각하면서 회담장을 나오게 될까봐 무섭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7일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내가 (북미정상회담에 대해)매우 잘 준비됐다고 생각한다. 너무 많이 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은 태도에 관한 것, 일을 끝내려는 의지에 관한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뒤이어 9일에는 "북한이 협상에 진지한지를 1분 내에 간파할 수있다"며 "터치만 해보아도, 느낌만으로도 안다(Just my touch, my feel). 그게 내가 하는 것(It's what I do)"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들어 주변 각료 및 보좌관, 전문가들의 견해보다는 자신의 독자적인 판단과 감에 의존해 정책을 수립한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북한 비핵화에 있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감만 믿고 협상을 벌였다가는 결국 실패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차 석좌는 10일 공영방송 NPR과의 인터뷰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1분 내 북한 간파' 론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위와같은 태도에 대해  "정상회담 외교로는 관습적 방법이 아니다"면서 "하지만 이번 북미정상회담이 모든 관습을 깼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했던 '원샷 협상(one-shot deal)'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장에 들어가 테이블 위에 모든 것들, 즉 주한미군 문제, 평화조약,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 등 모든 것들을 올려 놓고 (북한에게)무기를 포기하겠냐고 물을 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차 석좌는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담당 보좌관으로 일하면서 외국 정부와 협상을 벌였던 자신의 경험을 언급하면서 "나는 (정상회담과 관련해) 99.9%를 미리 준비했었는데, 이번에는 10% 정도만 준비한 것같다"고 말했다.

또 "(비핵화)원칙들에 관한 광범위한 선언이 (회담의) 성과가 될 수있을 것으로 생각하는데, 가장 중요한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지도자가 진정한 후속 협상 프로세스를 할 수 있는 합의를 이뤄내느냐 여부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게  우리가 기대할 수있는 최선의 성과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 석좌는 "북한은 25년간 (핵무기 개발을)해왔다. 지금 (미국과)협상을 벌이고 있는 사람들은 10년전, 20여년전에 내가 협상했던 사람들이다. 그들이 평화적인 공존같은 근사한 말을 할 수는 있다. 환상적인 말이다. 하지만 그들이 말하는 평화적 공존이란 두 개의 핵무기 보유국가로서의 공존이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을 끝내고 나오면서 좋은 성과를 얻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게 북한의 덫 중 하나에 걸려든 것일 수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북한이 놓은 덫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차 석좌는 "미국이 북한을 핵무기 보유국으로 인정하도록 만들어서 갈등을 완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말로 하면 (핵무기 폐기가 아니라) 무기통제협상"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나는 북한이 잘 살기를 바라고 있다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말이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만약 북한이 잘 살기를 원했다면, 아주 오래전에 그렇게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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