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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리뷰]착하게 살자, 어쩌면 교육영화일는지도···'여곡성'

등록 2018-11-04 06:05:00   최종수정 2018-11-12 09:4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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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희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는 속담이 있다. 원한으로 사무치는 여자는 양력 7~8월에도 서리를 내릴만큼 무섭고 기이한 일을 벌일 수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인지 공포물에 등장하는 귀신은 대개 여자다. 여자의 한은 여러 변주를 통해 수많은 작품의 소재로 쓰여왔다. 1990년대 인기를 누린 TV드라마 '전설의 고향'에서도 처녀 귀신은 단골이었다. 영화 '여고괴담' 시리즈에서는 여고생 귀신들이 출몰하며 한국형 학원 공포물의 새 지평을 열었다.

8일 개봉하는 영화 '여곡성'에도 한을 지닌 여인이 있다. 가슴 저미는 사연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 '여자가 한을 품어 크게 우는 소리'라는 영화 제명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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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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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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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지
조선 최고의 사대부 집안으로 팔려온 '옥분'(손나은)은 대를 이을 수 있는 셋째 아들과 혼례를 치른다. 하지만 첫날밤 남편이 예기치 못한 죽음을 맞이하고, 이후 집안에서는 원인 모를 죽음이 이어진다. 옥분은 비밀을 간직한 '신씨 부인'(서영희)을 만나고, 집안의 서늘한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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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동면의 소녀'(2012), '마녀'(2014) 등을 연출한 유영선(43)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한국의 대표적인 고전 공포영화로 꼽히는 이혁수(80) 감독의 동명작(1986)을 리메이크했다.

서사의 힘이 묵직하고 극의 전개는 자연스럽다. 원작의 구성과 스토리텔링은 살리면서 현대적인 공포 감성을 더했다. 캐릭터 설정에도 시대상을 반영했다.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삶을 사는 여성들이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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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사운드에 공을 들였다. 여자의 울음소리, 흐느끼는 듯한 웃음, 나지막히 속삭이는 목소리 등이 섬뜩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극 전체는 다소 밋밋한 느낌이다. 공포영화의 화법을 답습해서다. 관객을 놀라게 하는 방식이 32년 전 원작과 크게 다르지 않다. 공포를 자아내는 끔찍한 장면과 소름 끼치는 사운드 등이 반복된 뒤 반전 없이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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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출어람은 기대난망일까, 감독과 배우들이 바뀐 것을 빼면 원작의 분위기와 공포 수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리메이크에 앞서 요즘 극장가에서 통할 만한 이야기인지, 원작과 어떤 지점에 차별화를 둘 것인지 더 치밀하게 계산했으면 좋았을 듯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다. 호러물 기근인 극장가에서 공포 장르를 시도했다는 사실 자체 만으로도 평가받아야 한다. 배우들의 연기도 좋다. 극을 이끄는 서영희(38)는 자연스럽다. 욕망을 감춘 신씨 부인을 설득력 있게 표현했다.

 스크린 주연은 처음인 그룹 '에이핑크' 멤버 손나은(24)도 무난하다. 악귀를 쫓는 한양 최고의 무당 '해천비' 역의 이태리(25), 비밀을 간직한 여인 '월아' 역의 박민지(29)도 제 몫을 다했다.

'여곡성'이라는 타이틀은 영화가 끝난 뒤 강하게 와닿는다. 삶은 인과응보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을 법칙처럼 수용할 수밖에 없다. 타인의 원한을 산 그 또는 그녀는 반드시 그 값을 치른다. 94분, 15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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