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님, 재수 없습니다"…수능 시험장 응원, 새벽부터 후끈
"응원하려고 친구 집서 밤 샜다"재치 넘치는 문구 피켓들 가득6시부터 드럼, 난타 공연장 방불맹학교 앞, '점자 응원쪽지' 눈길
제15시험지구 7시험장인 서울 용산고 정문 앞에는 오전 6시가 조금 넘은 시간부터 응원을 나온 학생들로 북적였다. 성동고 환경부장이라는 2학년 이찬혁(18)군은 "집이 용두동인데 첫 차 타고 40분 걸려서 왔다"며 "용산고에만 40명이 집결했다"고 밝혔다. 이군과 함께 온 성동고 재학생들은 '선배님 재수는 없습니다' '2호선 타고 대학 갑시다' 등 재치 넘치는 문구의 피켓을 들고 응원 구호를 외쳤다. 경복고에 다닌다는 1학년 김세중(17)군은 "선배님들을 응원하기 위해 친구 집에서 5명이 밤을 새고 왔다"고 밝혔다. 15시험지구 19시험장인 이화외고 앞은 아침 6시부터 덕성여고 재학생 50여명의 노래·구호, 응원봉, 난타, 드럼 등 소리로 공연장을 방불케하는 분위기가 연출됐다. 1학년 이연진(17)양은 "5시에 도착했다"며"선배님들이 열심히 공부하신만큼 후회없이 잘 보셨으면 좋겠다. 나도 2년 뒤에 수능 시험장에 왔을 때 이런 후배들의 응원을 받았으면 좋겠다"면서 활짝 웃었다. 친구 윤지인(17)양은"어제까지만 해도 실감이 안 났는데, '곧 나에게 올 미래구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시각장애인들이 시험을 치르는 서울맹학교. 장애를 가진 응시생들의 고사장이라고 해서 응원에 예외가 있을리 없었다.오히려 응시생들을 배려하는 세심함은 더욱 돋보였다. 6시30분께 도착한 이 학교 졸업생 이승훈씨는 '점자 응원쪽지'를 넣은 과자꾸러미를 준비했다. 한국시각장애인대학생회 회장인 그는 '수능대박 힘내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전화번호라고 설명했다. 이씨는 "번호는 혹시 대학가서 필요하면 전화하라고 넣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