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업계 분노 촉매제 '카풀' 그것이 알고 싶다
택시업계·카카오 갈등 증폭…촉매제는 '카풀'택시·버스 외 교통 서비스, 이동권 향상 가능교통안전 불안과 사고시 피해구제 부분 우려자가용 운행만으로 수익, 기존운수업 불공평범죄에 악용될 가능성 높아…예방 조치 한계"허용 예외 해석의 폭 너무 넓어…보완 필요"
카풀 도입에 항의해 택시기사가 분신·사망한 사건 이후 택시업계는 투쟁 수위를 높여왔다. 사망 택시기사 분향소에서 무기한 천막 농성에 들어가기도 했다. 택시업계의 강력한 반발에 카카오도 한발 물러섰다. 17일 카풀 정식 서비스 출시를 앞둔 카카오가 일정을 잠정 연기했다. 그러나 갈등의 불씨는 여전하다. 택시업계는 20일 10만명(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추산)이 참여하는 대규모 집회를 예고하며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도대체 카풀이 무엇이기에 택시업계는 이렇게 분노하는 것일까. 16일 정부 등에 따르면 교통서비스 차원의 대표적 공유경제 사례로 논의되는 라이드 세어링(Ride-Sharing)은 일정한 플랫폼을 바탕으로 이동을 원하는 소비자와 이동하는 차량을 연결해 차량 통행을 공유하는 서비스다. 카풀은 출·퇴근 시간에 한정해 자가용 승용차를 이용해 다른 사람을 유상으로 운송해준다. 차량 소유자가 직접 운전해 이동 수요자와 함께 이동한다는 점에서 차량만 대여·공유 하는 카 세어링(Car-Sharing)과 차이가 있다. 카풀에 대한 법적 근거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여객자동차법)제81조 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다. 현행 법률은 원칙적으로 자가용 자동차로 영업(유상운송)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위반 시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카풀 서비스가 도입되면 도로나 철도의 건설과 같은 막대한 비용의 투자 없이 교통혼잡이나 에너지 소비·대기 오염 등의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택시나 버스 등 기존 교통수단에서 얻을 수 없는 교통서비스로 일반 국민의 이동권의 향상이 가능하다. 차량을 가진 사람이 별도의 시간이나 노력 없이 교통비 절감과 함께 일정한 수익을 실현할 수 있다. 새로운 산업의 일환으로 일자리나 내수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있다.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교통안전에 대한 불안과 사고 시 충분한 피해구제가 가능할 지에 대한 의문이다. 카풀의 안전에 대한 규정이나 보험 등 손해배상 제도는 미비한 편이다. 현 운수업은 차령 제한 등 차량조건, 보험, 운전자 자격 등의 요건을 갖추기 위해 시간이나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특히 개인택시는 상당한 투자가 선행돼야 하지만 카풀은 자가용 운행만으로 수익을 실현할 수 있다. 기존운수업과는 불공평하다는 비판이 가능하다. 카풀이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도 있다. 기존 운수업은 운수종사자자격관리시스템을 바탕으로 자격시험, 전과 조회 등을 통해 안전 운전과 범죄 예방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카풀 서비스는 운전면허 이외의 사실 확인이 어렵고 범죄예방 조치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국회입법조사처 관계자는 "현재의 카풀 관련 법령은 '출·퇴근 때'는 언제를 의미하는지, 출·퇴근의 의미에 있어서 시간과 목적 중 어느 쪽, 혹은 둘 다를 만족해야 하는지, 어느 통행까지 출·퇴근에 포함되는지 등 다양한 해석상 논란이 있을 수 있다"며 "이 같은 제도적 미비가 사회적 갈등을 초래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카풀의 안전한 이용 또는 영업행위를 위한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가 부족하다"며 "카풀 운전자나 승객 모두의 안전을 위해서는 자동차 보험, 운전자 자격이나 신원 확인, 범죄 악용 가능성 예방 대책 등이 마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