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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10년전에도 해결못한 '체육계 성폭력' 과연 근절할 것인가

등록 2019-01-16 11:41:05   최종수정 2019-01-22 09:3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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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인권위 가이드라인에도 같은 내용

2008년 인권 촉구 운동도 했지만 제자리걸음

문체부 "회의적 시각 잘 알아, 더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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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오영우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이 16일 오전 서울 도렴동 외교부청사 브리핑룸에서 체육계 (성)폭력 비위 근절 대책 후속조치 계획 발표 후 취재진의 질문을 경청하고 있다.  이번 후속조치에는 국가대표선수 관리와 운영 실태에 대해 감사원에 공익 감사 청구, '스포츠 윤리센터' 설립 지원 및 추진, 성폭력 징계 강화와 인권관리관 배치 등이 담겨 있다. 2019.01.1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회의적인 시각으로 보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오영우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은 16일 서울정부청사에서 체육계 비위 근절 대책 후속 조치를 밝히며 이렇게 말했다.
 체육계의 수직적 문화에서 비롯된 문제들이 사회 각 분야에서 지적됐음에도 해결되지 않은 것에 대한 답이다.

지난 8일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 심석희가 조재범 전 코치에게 폭행에 이어 성폭행까지 당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체육계는 발칵 뒤집혔다. 여기에 전 유도선수 신유용씨가 과거 지도자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사실까지 더해지면서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문체부는 심석희의 폭로가 있었던 다음날인 9일 곧바로 근절 대책을 발표했고, 1주 뒤인 16일 후속 조치까지 발표하면서 신속하게 대처하고 있다.

특히 이번 후속 조치에는 강경책들도 포함됐다. 이미 11일 감사원에  공익 감사 청구를 마쳤고 국가인권위원회의 직접적인 조사 또한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정 기능에 기대기보다는 외부 기관의 힘을 통해 체육계의 만성문제들을 뿌리뽑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러한 후속 조치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이런 대책들은 이미 10년 전에도 나왔다. 2010년 12월에도 체육계는 성폭력 등의 문제에 대해 인권위의 가이드라인을 받은 적이 있다. 이 가이드라인에는 엘리트 체육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고 성폭력을 근절해야한다는 내용이 적시돼 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15일 발표한 내용과 사실상 같다.

2008년에도 인권위는 스포츠 분야 인권 향상을 위한 국민보고회를 열고 체육계 인권 확보에 목소리를 높였다. 홍준표 당시 한나라당 원내대표를 포함한 정치계 인사, 체육계 인사, 고흥길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등 300여명이 모여 체육인들의 인권 확보를 촉구했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지금도 체육계는 인권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오히려 문제를 숨기는 데 급급하며 화를 더 키운 모양새다.

오 국장은 "당시 인권위가 제시한 가이드라인을 실행했지만 부족했다"고 인정했다.그러면서도 "이젠 생활체육과 엘리트 체육을 바라보는 시선과 인식이 전환됐고 여건도 달라졌다"면서 "인권위는 독립기구이니 할 수 있는 일들도 많다. 직권 조사를 활용해 관련 부처간 협조 체제를 잘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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