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좀비와 코미디의 만남만 신선...영화 '기묘한 가족'
장르는 다르지만, '좀비물'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13일 개봉하는 '기묘한 가족'도 좀비를 소재로 했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시골에 사는 가족 앞에 좀비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코미디 영화다. 이민재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이 감독은 "약 10년 전부터 시나리오를 준비했다"며 "가족이 나오는 코미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흩어져있던 가족이 뭉치는 계기를 생각하다가 좀비를 가져오게 됐다"고 말했다. "우리만의 좀비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아내의 다이어트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아내가 양배추를 삶아서 놓아둔 것을 보고 사람의 뇌와 비슷하게 생겼다고 생각했다. 그걸 차용해 양배추를 먹는 좀비를 만들어냈다."
망해버린 주유소 주인인 '만덕'(박인환)은 우연히 만난 쫑비를 집안에 들인다. 여타 좀비와 달리 반반한 외모에 사람 말귀까지 알아듣는다. 사람의 뇌와 피보다는 양배추와 케첩을 좋아한다. 놀라운 능력을 지니고 있다. 쫑비에게 물리면 사람이 죽기는 커녕 젊어진다. 만덕의 차남 '민걸'(김남길)은 영업사원으로 근무하던 휴먼바이오에서 해고통지를 받는다. 갈 곳이 없어 고향으로 돌아오고, 누구보다 빨리 쫑비의 정체를 알아챈다. 만덕네 식구들이 쫑비의 회춘 바이러스를 이용해 돈벌이에 나서면서 조용했던 동네가 떠들썩해진다. 모두가 젊어지기 위해 쫑비만을 찾는다. 그 과정에서 예기치않은 일이 발생하고 상황이 급반전된다. '부산행'이 천만관객을 돌파한 이후 스크린에 좀비 열풍이 계속되고 있다. 이제 왠만한 좀비물로는 관객들로부터 합격점을 받기 어렵다. 어설픈 코미디보다는 무서운 좀비물이 낫다. 좀비에게 물리면 젊어진다는 설정 자체가 생뚱맞다. 탄탄한 이야기와 독특한 캐릭터가 뒷받침됐어야 하는데, 장황하게 극이 흘러간다. 코미디 영화의 전형적인 관습을 따르면서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배우들은 고생했다. 정재영(49)은 극의 중심을 이끌며 흠잡을 데 없는 연기를 펼쳤다. 쫑비를 담당한 신인 정가람(26)의 호연도 돋보인다. 80명의 좀비 군단도 각자 맡은 역할을 성실히 해냈다. 112분, 12세 관람가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