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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성장 둔화 '빨간불'…디플레이션 우려 본격화 하나

등록 2019-02-17 04:00:00   최종수정 2019-02-18 10: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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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절 특수 소비마저 둔화

1월 생산자 물가 28개월 최저

30개 성·시 중 22개가 성장률 목표 하향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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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다오=AP/뉴시스】30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11월 제조업 PMI는 50.0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월치인 50.2와 시장 예상치인 50.1에 모두 못 미치는 수치이자 지난 2016년 7월(49.9) 이후 최저다. 지난 10월 12일 산둥성 칭다오의 한 항구에서 한 노동자가 입항 중인 컨테이너선을 배경으로 걸어가고 있다. 2018.11.30
【서울=뉴시스】 문예성 기자 = 중국 관영 언론이 자국의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이 6%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관측을 공식 내놓은 등 중국 경제성장 둔화세가 심상치 않다. 미중 무역전이 중국 경제에 미치는 타격은 그동안 심리적 영향에 그쳤지만 올해부터 충격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관영언론들의 이례적인 경기둔화 인정 보도

중국 관영 신화통신 산하 경제일간지인 징지찬카오바오(經濟參考報)는 지난 11일자 1면에 게재한 시론(時評)에서 올해 중국 경제가 하방 압력을 받아 성장률이 6.3% 안팎으로 하락할 수 있으며, 올 1분기에 심지어 6%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올해 연초부터 중국 국내외 경제가 약세를 보이고, 대다수 기관들이 향후 경제성장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면서 “올해 1월 중국 제조업 경기지표 PMI가 49.5를 기록해 2개월 연속 기준점 50을 밑돌았다”는 점도 전했다.

이어 “올해 지방 '양회'를 끝낸 30개 성(省)·시(市) 가운데 22개 성·시가 GDP 성장률 목표를 하향 조정한 반면 4개 지역이 상향조정했고, 30개 성·시의 평균 하향 조정폭은 0.4%P에 달한다”면서 “가장 많이 하향 조정한 지역은 그 폭이 1.5%p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지난해 4분기 경제 성장률이 6.4%를 기록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지난 2009년 1분기 수준으로 내려온 상황이다. 지난해 전체 성장률 역시 6.6%를 기록해 연간 기준 1990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춘절 특수 소비마저 둔화 

후진타오(胡錦濤) 집권 시기부터 견고한 성장세를 보여준 중국의 소비 역시 심상치 않는 위축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해 춘절 연휴기간(2월 4~10일) 소비와 관광수입 증가율 모두 한자리 수대로 떨어졌다. 2013년 3월 국가주석에 취임한 시진핑(習近平) 집권 이후 6년여 만에 처음이다.

중국 상무부는 10일 춘제 황금주 기간 전국 소매 및 요식업 매출이 1조 50억위안(약 163조 8000억원)으로 8.5%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춘절 특수기에 소비 매출액 신장률이 두 자릿 수 밑으로 떨어진 것은 현행 방식의 통계를 시작한 2005년 이후 14년만에 처음이다.

관광 당국인 국가문화여유국도 춘절 연휴 기간 전역 관광객수가 4억 1500만명으로 7.6% 늘고, 관광수입은 5139억위안으로 8.2% 증가했다고 밝혔다. 작년 춘제 연휴 관광객수와 관광수입 증가율은 각각 12.1%, 12.6%였다.

춘절 소비는 향후 1년의 소비심리를 평가하는 '바로미터'라는 평가가 있기 때문에, 경제성장 동력이 약화하는 모습이 본격적으로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 상무부에서 시장운영을 담당하는 왕빈 사(司)장은 “중국 소비시장 압력은 증가하고 있고, 올해 소비 증가는 더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시사했다. 지난해 전체 소비 증가율도 9%로 처음 한자리 수대에 진입했고, 15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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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장=AP/뉴시스】30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11월 제조업 PMI는 50.0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월치인 50.2와 시장 예상치인 50.1에 모두 못 미치는 수치이자 지난 2016년 7월(49.9) 이후 최저다. 지난 11월 22일 푸젠성 진장시의 한 방직공장에서 한 노동자가 일하고 있다. 2018.11.30
중국 당국의 위와같은 입장과 관영 언론의 보도는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대해 현재 캐나다에 거주하는 중국문제 평론가 원자오(文昭)는 자유아시아 방송에 “6%대 경제성장을 유지하고 있다는 당국 선전과 국민 체감하는 경제 상황이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중국 지도부가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사실 보도'를 '허가'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 당국이 실적 부풀리기 관행을 이어가는 것은 자신에게 피해를 줄수 있고, 당국은 국민들의 기대치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 1월 생산자 물가 28개월 최저 …디플레이션 우려

1월 생산자 물가까지 부진하게 나타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제기됐다.

15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년 동기 대비 0.1% 상승하는데 그쳤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달 상승폭인 0.9%에 크게 미달했고, 2016년 9월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PPI 상승률은 작년 6월 4.7%를 찍은 뒤 7개월 연속 둔화세를 보이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글로벌 경기둔화에 따른 국제원자재 가격 하락과 중국 경기둔화를 함께 반영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함께 발표된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은 1.7%로 두달 연속 1%대에 머물렀다. 전달(1.9%)과 같을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치를 밑돈 것으로 2018년 1월이후 최저 수준이다.

한편 지난해 세계 경제 성장에 30%를 공헌한 중국 경제의 하강은 글로벌 경제의 악재가 된다는 전문가의 경고가 이어졌다.

2008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석좌교수는 지난 11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세계정부 정상회의에서 “세계 경제는 올해 말이나 내년초 경기침체를 겪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진단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10일 같은 회의에서 글로벌 경기 둔화를 지적하며 각국 정부에 '경제 폭풍(storm)'이 몰려올 가능성에 대비할 것을 경고하기도 했다.

라가르드 IMF 총재는 “우리는 예상했던 것보다 더 느리게 성장하고 있는 경제를 목도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글로벌 경제를 훼손하는 ‘4대 먹구름’을 거론했다. 4대 먹구름으로는 무역 긴장과 관세 인상, 금융 긴축,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로 인한 불확실성, 중국 경제의 성장둔화 가속화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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