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정재, 목사의 전형 만들어볼까···염라 말고 '사바하'
이정재(46)는 20일 개봉하는 영화 '사바하'를 이렇게 소개했다.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의 영화다. 불교와 기독교가 나오지만, 특정 종교를 다룬 작품은 아니다. 수수께끼 같은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위해 종교를 논한 것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믿음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스릴러 장르에 처음 도전했다. 5년 만의 현대물 복귀작이기도 하다. "관객들은 항상 새로운 것을 원한다. 될 수 있으면 해보지 않은 캐릭터를 하겠다는 마음이었다. '사바하' 출연을 제안받았을 때 형사, 안기부 요원 등 남성성이 강한 시나리오가 많이 들어왔다. 현대극을 통해 또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가톨릭의 구마(驅魔; 귀신을 쫓는 일) 의식을 전면에 내세운 '검은 사제들'은 초자연적인 현상을 그린 오컬트 장르를 개척했다. 한국영화계에 신선한 파장을 일으키며 약 544만명을 모았다. 이번 작품은 가상의 신흥 종교 '사슴동산'을 소재로 했다. 강렬한 서사와 촘촘한 구성이 돋보인다. 풀리지 않던 미스터리, 실체를 알 수 없던 인물들의 관계가 '사슴동산'이라는 연결고리로 이어지고, 흩어져있던 단서들도 한 방향을 가리킨다. 이정재는 장 감독이 "기본적으로 위트가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항상 배우들과 소통을 잘했다. 전작에서 함께한 스태프들도 많았다."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 박정민(32)·진선규(42)·이다윗(25)을 칭찬했다. "촬영장은 진짜 바쁘다. 찍어야 할 분량이 많고 정신이 없다. 리허설을 계속하고 연기 이야기만 했다. 찍고 다시보기를 반복했는데, 세 사람의 연기가 신선했다. 내가 배우고 싶을 정도였다." "등장인물이 모두 독특하다보니 어떻게 해야 되는 것인지 연기 톤을 잡기 힘들었다. 감독이 '이야기를 끌고 가는 사람이 너무 무거우면 지루할 수 있으니까 처음에는 가볍게 가자'고 했다. 그런데 감독이 원하는 박 목사의 톤이 있었다. 내가 여태까지 했었던 호흡과 많이 달랐다. 처음에는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두세번으로 리허설이 끝날 것이라 생각했는데, 훨씬 많이 했다." 감독이 연기를 했다? "정말 잘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감독이 오랫동안 캐릭터를 구상했고 각본을 썼다. 강조하려는 부분을 완벽하게 그려내고 싶었다. 특히 말투에 신경을 썼다. 내 식대로 연기하면 비슷해보일 수 있다. 다른 사람 이야기를 완전히 빨아들여야 조금이라도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후 드라마 '사랑은 블루'(1995) '백야 3.98'(1998) '에어시티'(2007), 영화 '정사'(1998) '태양은 없다'(1998) '이재수의 난'(1999) '시월애'(2000) '인터뷰'(2000) '오버 더 레인보우'(2002) '태풍'(2005) '하녀'(2010) '신세계'(2013) '관상'(2013) '인천상륙작전'(2016) '대립군'(2017) 등 수많은 히트작과 화제작을 내놓았다. 4편의 천만영화를 함께했다. '도둑들'(감독 최동훈·2012·누적관객 1298만3976명)부터 '암살'(감독 최동훈·2015·〃1270만6819명), '신과함께-죄와벌'(감독 김용화·2017·〃1441만1675명), '신과함께-인과 연'(감독 김용화·2018·1227만5843명)까지 1000만 영화로 이끌며 한국영화사에 획을 그었다. 영화는 본업이지만 취미이기도 하다. "영화를 많이 보는 편이다. 장르를 불문하고 거의 하루에 한 편 보는 것 같다. 잠을 늦게 자는 게 문제다. 하하." 차기작은 정해지지 않았다. TV드라마는 "항상 하고 싶은 생각"이다. "스케줄이 안 되어서 드라마 출연을 못한 경우도 있었다. 제안 들어온 작품들이 있는데, 현재 검토 중이다. 조만간 결정해서 또 좋은 모습으로 찾아뵈려고 한다. 요즘 재미있는 드라마가 많다. JTBC 금토극 'SKY캐슬'에 한동안 빠졌었다. 항상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