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빈방문에 북미회담 준비…北 김창선 '하노이 동분서주'(종합)
김정은 집사 김창선, 숙소·회의장소 등 현장답사"하이테크 관심많은 金…삼성 공장 방문 가능성김혁철-비건 의제팀 곧 대면…투트랙 협상 진행"시간보다 의지가 중요…金 위임 받아올지 관건"
18일 NHK 등 외신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집사 격인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은 지난 16일 하노이에 도착한 이후 김 위원장의 숙소와 회의 장소로 사용될 수 있는 고급 호텔 등을 답사하고 있다. 대니얼 월시 미 백악관 부비서실장도 하노이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장은 지난해 4월 남북 정상회담과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 앞서 정상들의 동선, 경호, 의전 등 실무 제반 사항 전반을 협의한 바 있다. 특히 김 부장이 박닌성의 삼성전자 휴대전화 생산공장 주변을 둘러본 것으로 알려져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을 찾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삼성전자 공장을 직접 방문해 북한의 경제 발전 의지를 강조하는 메시지를 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김 위원장은 북한경제를 저임금 노동력이 아닌 과학기술에 기반을 둔 높은 수준의 경제로 발전시키고 싶어한다"면서 "반도체 공장과 같은 하이테크 산업에 관심이 많아 직접 시찰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 부장은 LG전자 공장이 있는 하이퐁, 유명 관광지 하롱베이 등도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롱베이는 김일성 주석이 1964년 두 번째로 베트남을 찾을 당시 방문했던 곳이다. 이와 관련, 로이터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이 25일 베트남에 도착해 응우옌푸쫑 베트남 국가주석과 만난 뒤 박닌성의 산업단지와 하노이 동쪽 항구도시인 하이퐁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김 부장의 카운터파트로 꼽히는 대니얼 월시 미 백악관 부비서실장도 15일 하노이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장과 월시 부비서실장은 추가 실무협상에서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현지에서 묵을 숙소와 회담장을 결정하고 의전과 경호 준비 상황을 점검한다. 북미 정상회담의 성패를 가름하는 의제 협상팀도 이번 주 중으로 본격적인 합의문 조율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김혁철 북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도 곧 하노이에 도착해 실무협상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건 대표와 김혁철 대표는 핵심 의제인 영변 핵시설 폐기·검증과 미국 측의 상응 조치에 대한 양국의 이견을 최대한 좁히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6~8일 평양에서 열린 실무협상에서 비건 대표와 김혁철 대표는 우라늄 농축시설을 포함한 영변 핵시설 폐기 등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조치를 전제로 북미 연락사무소 개설, 종전선언, 대북제재 완화 등 상응 조치 전반에 대한 의제를 테이블에 모두 꺼내놓고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정부는 당초 '영변+α(플러스 알파)' 즉 북한의 포괄적 핵 신고까지 포함하는 비핵화 조치를 협상의 목표로 삼았지만 이번 협상에서는 영변 핵시설 폐기와 상응 조치에 대해 집중 논의할 것으로 추측된다. 북한이 비핵화에 적극적으로 나올 경우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의 재개 허용 등으로 유연성을 발휘해 타협점을 모색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특히 이번 추가 협상은 1차 실무협상의 결과를 바탕으로 각 정상의 의중을 반영한 안을 들고 다시 만나는 것이라 의지만 있다면 양국 간 빠른 의제 주고받기 조합과 이행 순서 조율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신 센터장은 "시간보다는 의지가 중요하다고 본다. 처음 만난 게 아니고 서로의 입장은 잘 알고 있다"면서 "김혁철 대표가 김 위원장으로부터 얼마만큼 위임을 받아오느냐가 관건이지, 카드를 못 맞추는 것은 아니다. 오늘 한나절이라도 협상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