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탄핵 결정 2년이 지났는데…정치권 朴 탄핵 논쟁 재연
황교안 "정치적 책임성을 물어 탄핵 결정 타당하지 않다"민주당 "朴 지지자, 극우세력 등에 업고자 국민들 모독"
박 전 대통령의 '친정'인 자유한국당은 탄핵 직후 당론으로 탄핵을 수용했으나 최근 전당대회 과정에서 이를 뒤집으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는 2년만에 다시 시도된 탄핵 뒤집기에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국당 전당대회가 친박(황교안·김진태)과 비박(오세훈) 구도로 고착되면서 '탄핵 때리기'는 지지층 결집을 위한 수단이 됐다. 특히 박근혜 정부 마지막 국무총리라는 명분으로 박 전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보수층의 지지를 받고 있는 황 전 총리가 유력 당권주자로 떠오르면서 탄핵 논쟁이 확산되고 있다. 황 전 총리는 지난 19일 토론회에서 그간 탄핵을 비판해온 김진태 후보와 함께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은 어쩔 수 없었다'는 질문에 대해 X를 들며 탄핵 반대의사를 표시했다. 한국당 당권 주자 3인방 중 오세훈 후보만 탄핵에 찬성했다. 황 후보는 "객관적인 진실이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는데 정치적 책임성을 물어 탄핵 결정을 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며 "박 전 대통령이 돈 한 푼 받은 것이 입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탄핵이 타당하냐는 부분에 대해 저는 동의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년 전 탄핵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 자격으로 "우리 모두가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며 "지금도 도저히 납득할 수 없고 승복하기 어렵다는 분들도 계실 것이지만 이제는 수용하고 지금까지의 갈등과 대립을 마무리해야 할 때"라고 했던 황 전 총리가 이제 입장을 바꿔 '탄핵 부당'을 천명하고 나선 것이다. 한국당은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당론으로 헌재 결정을 수용하기로 했지만 당권주자들이 이를 허무는 모양새다. 당시 원내대표였던 정우택 의원은 박 전 대통령 탄핵과 관련해 "헌재 결정을 존중한다는 것이 우리 당의 당론"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는 황 전 총리 등의 탄핵 뒤집기에 일제히 사과를 요구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한국당이) 5·18 망언으로 헌법과 민주주의 가치에 정면 도전하더니 어제는 황 전 총리 등 당권주자들이 앞다퉈 탄핵이 잘못됐다고 말했다"고 힐난했다. 이어 "황 전 총리도 당시 담화문을 통해 탄핵 결정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내려진 것으로 헌재의 결정은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그런데 이제 와서 탄핵이 잘못됐다고 하는 것은 명백한 자기 부정이고, 민주주의를 수호한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일갈했다. 민주당은 이재정 대변인 명의 논평에서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과 극우세력을 등에 업고자 국민을 모독하고 나섰다"며 "헌법을 부정하고, 박근혜 국정농단의 부역자임을 스스로 시인한 황 전 총리는 제1야당의 당대표 자격이 없다"고 대국민 사과를 촉구했다. 김정현 평화당 대변인도 논평에서 "박근혜 탄핵은 법적 정치적 절차가 완결된 사안"이라며 "이제 와서 탄핵을 부정하는 것은 국민을 더욱 불행하게 만들 뿐이다. 정치 지도자로서 자격이 의심된다"고 날을 세웠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도 "국정농단 박근혜 정부의 부역자로서 그에 딱 맞는 정체와 본색을 드러냈다. 사실상 도로 박근혜당 회귀 선언"이라며 "황 전 총리의 탄핵 부정은 최고 사법기관인 헌재 판결을 불복하고,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고 촛불을 든 국민에 대한 부정이자 모독"이라고 규정했다. 앞서 헌재는 지난 2017년 3월10일 박 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박 대통령을 파면한다"고 밝혔다. 헌재는 박근혜 정부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1·구속기소)씨 등 국정농단의 의혹에 관여한 점이 헌법과 법률에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