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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 권유리가 데뷔 12년만에 연극에 출연하는 까닭은

등록 2019-02-26 18:56:32   최종수정 2019-03-11 10: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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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 권유리 ⓒ파크컴퍼니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배우로서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다면 어떤 무대든, 어떤 매체든 상관이 없어요. 도전할 수 있는 기회 자체가 감사하죠. 특히 연극을 할 수 있게 돼 감사해요."

그룹 '소녀시대' 멤버 권유리(30)가 데뷔 12년 만에 연극에 처음 출연한다. 3월15일부터 5월1일까지 서울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에서 공연하는 연극 '앙리할아버지와 나'에서 대학생 '콘스탄스'를 연기한다.

중앙대 연극영화과 출신인 유리는 학교를 다니면서 대학로를 오갔는데, "은연중에 연극 무대에 올라가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꾸고 있었어요"라며 설레했다.

연극은 까칠한 성격의 고집불통 '앙리 할아버지'와 꿈을 찾아 방황하는 콘스탄스가 서로의 인생에서 특별한 존재가 돼 가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린다. 세대 간의 갈등과 소통을 통해 인물들의 성장을 그린다.

프랑스 극작가 이방 칼베락의 작품으로 2012년 프랑스에서 초연했다. 2015년 바리에르 재단 희곡상을 받았고, 같은 해 동명 영화로도 옮겨졌다. 국내에서는 2017년 초연, 유료 객석 점유율 92%를 기록하며 3만명을 모았다.
  
TV드라마와 영화 그리고 연극을 넘나드는 대표적인 '꽃보다 할배' 이순재(84)와 신구(83)가 초연에 이어 2년 만에 오르는 이번 재연에도 나온다. 까칠한 성격 탓에 주변사람들과 늘 트러블이 있지만, 20대 콘스탄스의 꿈을 응원하며 진솔한 멘토링을 아끼지 않는 70대 노인 앙리를 번갈아 맡는다.

두 노장은 유리가 출연하게 된 계기이기도 하다. "선생님들을 비롯해 좋은 배우들하고, 좋은 무대를 꾸밀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라는 마음이다.

유리는 이순재와 신구의 차이도 일찌감치 파악했다. "이순재 선생님은 연기적인 부분에서 힌트를 많이 주시는데 말로 전달해 주시기보다 직접 연기로 해주세요. 콘스탄스를 몸짓으로 표현하시는데, 이런 말을 감히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앙증맞고 사랑스러우시고 귀여우시죠"라며 웃었다.

신구에 관해서는 "종종 연기를 하시는 건지 사적인 이야기를 하시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톤이 너무 현실적이고 사실적이라 어떤 부분이 연기인지 모를 정도"라며 머리를 긁적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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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순재, 채수빈, 권유리, 신구 ⓒ파크컴퍼니
이순재와 신구는 소녀시대의 다른 멤버 써니(30)와도 인연이 있다. 두 배우와 tvN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에서 만난 적이 있다. 유리는 "써니가 우리 할아버지들 잘 부탁한다고 했어요. 두 선생님과 친해질 수 있는 약간의 팁도 전해줬죠. 연극도 꼭 보러 오겠다고 했습니다"라고 전했다.

유리는 2007년 소녀시대 멤버들과 함께 데뷔했다. 한류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걸그룹이다. 동시에 유리는 드라마, 영화, 예능프로그램 등에서 활약하면서 솔로 활동으로도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해에는 첫 솔로 앨범 '더 퍼스트 신'을 발매하고 팀 활동과 함께 솔로 활동도 병행하고 나섰다.

겉보기에 평탄하게 걸어온 듯하지만, 그럼에도 청춘인 유리는 꿈에 대한 고민이 여전하다. 고민하고 혼란스런 청춘의 시기를 대변하는 '앙리할아버지와 나' 속 콘스탄스에 그래서 감정 이입이 된다. 자신의 현 마음상태와 컨디션이 콘스탄스와 닮아 있다고 했다.

“콘스탄스는 꿈을 갖고 있지만 여전히 청춘들이 갖고 있을 법한 고민을 하는 20대를 대변하는 여자에요. 저 역시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늘 길목에서 고민도 많이 하고 어려움이 많았죠. 이번에 작품을 통해서, 콘스탄스를 보면서 용기가 생겨요. 새로운 삶의 방향이나 꿈 꾸는 길에 용기를 주고 있습니다."

이번에 콘스탄스 역에 더블캐스팅된 배우는 채수빈(25)이다. ‘여우각시별’ 등 드라마로 잘 알려졌지만, 2013년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로 연기 데뷔했고, 2016년 연극 ‘블랙버드’에 나오기도 했다. 이번이 그녀의 세 번째 연극 출연작이다.

채수빈은 유리와 같은 배역을 연기하지만 경쟁은 아니라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저와는 다른 사랑스런 인물이 그려져서 콘스탄스 역이 더 좋아진다"며 만족스러워했다.

2년 전 콘스탄스를 연기한 배우는 박소담과 김슬기다. 신구는 이 두 배우들이 "상큼 발랄하고 밝다고 생각해 흡족하게 연습하고 공연했고 참 좋은 결과가 나왔어요"라고 돌아봤다. "내심 걱정한 건 두 배우를 대체할 만한 배우들이 등장할까였는데 걱정을 안 해도 될 것 같습니다. 지난번 공연보다 월등할 것 같아요"라며 유리, 채수빈을 추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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