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선균 "세월호 다룬 상업영화, 이것은 용기"
배우 이선균(43)은 20일 개봉하는 영화 '악질경찰'을 이렇게 소개했다. 뒷돈은 챙기고 비리는 눈감는 경찰관 '조필호'가 폭발사건 용의자로 몰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영화 '아저씨'(2010) '우는 남자'(2013) 등을 연출한 이정범(48)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상업영화 최초로 '세월호' 참사를 다룬 작품이다.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사건을 영화 속으로 끌어들인다는 것은 엄청난 모험이지만, 감독의 의지가 확고했다. "상업영화에 세월호 소재가 들어갔다는 것 자체가 큰 용기다. 우여곡절이 많았다. 이 감독이 2015년 단원고에 갔을 때 영화화를 결심했다. 기획 단계부터 굳이 세월호를 이야기했어야 했는지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세월호를 빼고 오락적으로 갈 수 있겠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나는 영화적인 재미를 추구하자는 의견을 많이 냈다. 하지만 우리 모두에게 세월호 참사에 대한 미안함과 죄의식이 있었던 것 같다. 편집 과정에서 감독이 자기 검열을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영화 '끝까지 간다'(감독 김성훈·2014)에 이어 비리 경찰관 역을 맡았다. "연기는 옷을 입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정장을 입을 때도 있고 캐주얼한 차림을 할 때도 있다. 어색하지 않게 소화하는 게 나의 역할이다. '끝까지 간다'의 고건수를 넘어서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조필호를 어떻게 표현할지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많이 했던 것 같다. 이 인물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게 하는 것이 나의 몫이다. 엔딩 신에서 감정선을 잡는 게 가장 어려웠던 것 같다. 돌이켜보니 만감이 교차한다." 박진감 넘치는 액션이 극의 묘미다. "영화 '아저씨'처럼 멋부리는 액션이 아니다. 그래서 실제로 생활하는 공간에서 액션연기를 해야 되다보니 부상의 위험도 있었다." 배역을 위해 박해준(43)과 함께 촬영 두 달 전부터 체력 훈련에 들어갔다. "촬영장이 예전보다 더 바쁘다. 준비를 철두철미하게 해야 한다. 무술감독과 상의하고, 박해준과 액션 합을 많이 맞췄다. 박해준의 연기가 무르익는 것 같다. '슛만 들어가면 어떻게 눈빛이 변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신기했다." 이선균은 2001년 뮤지컬 '록키호러쇼'로 데뷔했다. 드라마 '천년지애'(2003), '반투명'(2004) '러브홀릭'(2005) 등에 출연했다. 2007년 MBC TV 주말극 '하얀거탑'에서 인간적인 의사 '최도영'을 열연, 주목받았다. MBC TV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2007) '파스타'(2010)에서는 부드러운 매력으로 여심을 흔들었다. 드라마 '달콤한 나의 도시'(2008) '트리플'(2009) '골든타임'(2012) '미스코리아'(2013) '이번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2016), 영화 '보스상륙작전'(2002) '국화꽃향기'(2003) '인어공주'(2004) '히치하이킹'(2004) '손님은 왕이다'(2006) '우리동네'(2007) '로맨틱 아일랜드'(2008) '옥희의 영화'(2010) '화차'(2012)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2012) '내 아내의 모든 것'(2012) '성난 변호사'(2014) '임금님의 사건수첩'(2016) '미옥'(2016) 등에 출연했다. "드라마와 영화는 끝났을 때 기분이 다르다. 드라마는 전력질주하는 느낌이 든다. 영화는 개봉 시기를 모르니 묵혀야 한다. 하하. 이번 작품을 관객들이 어떻게 봐줄지 모르겠다. 정말 치열하게 찍었다. 진심어린 마음을 알아주면 좋겠다." 쉼 없는 행보를 이어간다. "영화 '킹메이커: 선거판의 여우'(감독 변성현)가 25일부터 촬영에 들어간다. 4월부터 본격적으로 찍을 것 같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