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푸틴 회담장 유력후보 루스키 섬 어떤 곳?
【서울=뉴시스】오애리 기자 = 러시아 크렘린궁이 18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초청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월 하반기에 러시아 연방을 방문한다"고 짧게 발표했다. 구체적인 날짜와 장소는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김정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이 24~26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릴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정상회담 장소로는 블라디보스토크 인근 루스키 섬에 있는 극동연방대학이 유력시되고 있다. 극동연방대학은 1899년 개교한 러시아 극동지역 최대 종합대학이다. 2012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정상회담도 이 곳에서 열렸다. 루스키 섬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수km 떨어진 곳에 자리잡고 있다. 세계 최장 사장교인 루스키 다리가 지난 2012년 7월 개통되면서, 블라디보스토크 및 러시아 본토와의 지리적, 정서적 거리가 더욱 가까워지게 됐다. 루스키 다리는 1104m 길이로, 러시아 정부는 이 다리 건설에 약10억 달러를 투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러시아의 섬'이란 뜻의 루스키 섬은 소비에트 체제하에서 극동지역 군사 기지로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특히 소련 최대의 해군훈련기지가 자리잡고 있었다. 하지만 소비에트 체제가 무너진 이후 루스키섬은 군사기지로서의 기능을 점점 잃어갔고 결국엔 사실상 버려진 섬이 됐다. 거친 자연의 아름다움 이외에는 눈길을 끌만한 것이 거의 없었던 루스키 섬이 부각된 것은 2000년대 중반 러시아 정부가 극동지역의 군사적, 경제적 가치에 주목하면서부터이다. 중국 경제, 외교파워의 급부상은 러시아 정부로 하여금 극동지역의 중요성을 깨닫게 만드는데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러시아 정부는 2012년 APEC 정상회의 개최지를 블라디보스토크 루스키 섬을 정하고 대대적인 개발에 나섰다. 극동 연방대학의 새로운 캠퍼스도 조성하고, 대통령 극동지역 공관도 건설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는 2012년 루스키 섬을 방문해 현지의 개발상황을 둘러보면서 "극동지역의 잠재력을 러시아경제에 통합시켜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 정부는 루스키 섬에 국제학교들을 건설해 중국, 한국 등 아시아 지역 학생들을 유치하겠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