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카자흐스탄 정상회담…"北 비핵화 위해 협력"(종합)
文 "비핵화 지혜 나눠달라"…토카예프 "평화프로세스 지지“'신북방'과 '카자흐스탄2050' 연계…유라시아 공동번영 논의양국, 중장기 협력 프로그램 체결…인프라·의료·관광 다변화
【누르술탄(카자흐스탄)=뉴시스】홍지은 안호균 기자 = 카자흐스탄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을 만나 양국이 북한 비핵화를 위해 협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카자흐스탄 누르술탄 악오르다 대통령궁에서 토카예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양 국민 간 우호 및 실질 협력 증진 방안, 한반도·중앙아시아 지역의 평화·번영을 위한 협력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토카예프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하고, 올해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10주년을 맞이해 양국 관계를 보다 내실화하고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나자르바예프 초대 대통령의 사임으로 토카예프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취임했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초대 대통령 사임 등 카자흐스탄이 정치적·역사적 전환기를 맞고 있는 시기에 방문해 준 문 대통령에게 감사하다며 앞으로 양국의 우정과 우호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자고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한반도 정세와 우리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지지를 당부했다. 또 "앞으로 한반도의 비핵화가 완료될 때까지 카자흐스탄에서 많은 지혜를 나눠 달라"고 요청했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그는 "문 대통령께서 한반도에 평화를 구축하고자 하는 이니셔티브를 지지한다. 이 역사적·운명적 프로세스를 지지한다"며 "대한민국의 한반도 비핵화 이니셔티브도 지지한다"고 말했다. 카자흐스탄은 지난 1990년대 구소련에서 독립된 후 자발적으로 보유하고 있던 핵무기를 포기한 경험을 갖고 있으며, 최근 남북 관계 진전에 대해서도 지지 의사를 밝혀 왔다. 이와 함께 양국 정상은 중앙아 국가들의 비핵지대 설립 경험에 주목하고 카자흐스탄의 비핵화 및 대량살상무기 비확산 분야 경험을 공유하면서 이와 관련한 대화와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또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남북관계 발전이 한반도뿐 아니라 전세계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는 데도 의견을 함께 했다. 양측은 카자흐스탄 초대 대통령 재단(옐바스)과 한국국제교류재단이 핵무기 비확산,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가진 것을 긍정 평가하고 두 재단 간 후속 협의를 개최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교통·물류·ICT 등 경제 협력 확대 우리 정부의 신북방정책과 카자흐스탄의 국가 발전 전략을 연계하고 양국 경제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문 대통령은 한국과 카자흐스탄이 1992년 외교 관계를 수립한 후 동반 성장의 역사를 써 온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양국간 교역액이 22억 달러로 1992년 대비 220배 성장하고 인적교류가 9만 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의 '신북방정책'과 카자흐스탄이 추진 중인 '카자흐스탄2050 국가 발전 전략의 연계를 통해 한반도와 유라시아 대륙의 공동번영을 함께 이뤄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카자흐스탄2050은 세계 30대 선진국 진입을 목표로 ▲혁신산업화 트랜드 강화 ▲농업혁신 ▲지식경제기반 조성 ▲효율적인 도시, 교통, 에너지 인프라 개발 ▲중소기업 발전 ▲교육 강화 및 보건 지원▲국가기관 업무 개선 등을 추진하는 장기 국가 발전 전략이다. 두 정상은 경제·통상 및 투자 분야에서 호혜적 경제협력을 증진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 문 대통령과 토카예프 대통령은 양국이 협력의 지평을 확대하기 위해 중장기 신규 협력 프로그램인 '프레시 윈드(Fresh Wind)'를 채택한 것을 환영하면서, 이를 통해 인프라 건설·농업·보건의료·문화 등의 분야로 협력을 다변화해 나가자는데 의견을 함께 했다. 두 정상은 ICT·5G·빅데이터·사물인터넷·인공지능·e-헬스 등 첨단 산업 분야에서도 협력을 확대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공동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디지털 카자흐스탄 2018-2022' 계획 참여에 관심을 보였고 경제 분야 전반의 디지털화 경험을 공유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카자흐 측은 누르술탄 내 한-카자흐스탄 국제 IT협력 센터를 설립하자는 우리 제안을 지지했다. 건설 인프라 분야에서도 협력사업을 적극 발굴하기로 했다. 한국은 문 대통령의 이번 방문을 계기로 카자흐 '알마티 순환도로'를 착공하기로 했다. 알마티 순환도로는 한국 기업이 참여한 중앙아시아 최초의 민관합작투자사업(PPP)이다. 아울러 문 대통령과 토카예프 대통령은 양국 국민간 교류를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 수교 30주년이 되는 2022년을 문화교류의 해로 지정하고 다채로운 문화행사를 추진하기로 했다. 양국 관계의 미래를 이끌어 갈 청년·학생들간 교류 지원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한·카자흐 공동성명 채택…조약·MOU 7건 체결 정상회담 성과를 담은 '한·카자흐스탄 정상 공동성명'도 채택됐다. 아울러 양국 정상 임석 하에 7건의 조약 및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 수형자 이송 조약, 신규 경제협력 프로그램, 4차 산업혁명 협력 MOU, 우주협력 MOU, 국제 IT 협력센터 설립 MOU, 보건의료 협력 이행계획, 수출입안전관리 우수업체 상호인정 약정 등이다. 이 밖에도 정상회담을 계기로 자동차 조립공장 설립 MOU(현대자동차-아스타나모터스), 로봇수술기 수출 MOU(미래컴퍼니-알마티), 고등교육분야 협력 MOU(교육부-카자흐스탄교육과학부), 금융당국간 정보공유 및 감독협력 MOU(금융위원회-아스타나금융청) 등 20여건의 정부간·민간간 MOU가 체결됐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을 마치고 공동 언론 발표를 통해 "올해는 카자흐스탄과 한국이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한 지 1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라며 "이런 중요한 해에 토카예프 대통령과 양국 협력의 미래에 대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게 되어 아주 기쁘다"고 말했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오늘 정말 좋은 성과가 있었던 이 회담을 같이 해준 문 대통령과 모든 대표단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양국 관계에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언급했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