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지각 대장' 푸틴보다 30분 늦게 도착…기싸움?
푸틴, 김정은 도착 때 건물 입구서 맞아'20초 간 악수' 첫 만남부터 우호 과시
집권 이후 처음으로 러시아를 방문한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2시6분(이하 현지시간 ·한국시간 오후 1시6분)께 회담장이 마련된 루스키섬 극동연방대학 S동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의 해외 순방 경호 준비를 총괄해온 김철규 호위사령부 부사령관이 리무진 차량 문을 열자 김 위원장이 옅은 미소와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푸틴 대통령은 각국과의 정상급 외교에서 상대국 정상을 자주 기다리게 하는 걸로 유명하지만 이날은 김 위원장보다 30분가량 앞서 회담장에 도착해 기다렸다가 건물 밖에서 김 위원장을 맞이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전용기편으로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 헬기로 갈아타고 낮 12시35분께 극동연방대학 S동에 도착했다. 현지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크렘린궁은 두 정상이 이날 낮 12시~오후 1시 사이에 회담을 시작하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었다. 통상 정상 간 만남에서는 일정을 사전에 꼼꼼하게 점검하고 진행하지만, 이번 만남의 경우 푸틴 대통령이 모스크바에서 이동하는 사정 등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도 이러한 상황을 염두에 두고 극동연방대학 내 호텔에 마련된 숙소에서 기다렸다가 푸틴 대통령이 도착한 것을 확인한 다음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숙소와 S동은 약 30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때문에 푸틴 대통령보다 30분이나 늦은 게 일종의 기싸움을 한 거 아니냐는 관측도 없지 않다.
단독회담장이 마련된 건물 2층으로 이동하기 위해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할 때도 나란히 서서 대화를 이어갔다. 이들의 대화는 양측 수행원들과 인사를 하는 도중에도 계속됐다. 두 정상은 이날 처음 만났으나 서로 축전과 답전을 주고받으며 긴밀한 관계의 끈을 이어왔다. 두 정상의 유대감은 단독회담 환담에서도 드러났다.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국무위원장으로 다시 추대된 것과 관련해 "이미 친서를 보냈지만 지금 이 자리서도 축하인사를 하고 싶다"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어갔다. 또한 김 위원장의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의 러시아 방문,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평양 북러 정상회담 등을 언급하며 양국 간 전통적 우호 친선 관계를 상기했다. 김 위원장도 푸틴 대통령이 지난해 선거에서 다시 대통령으로 당선된 데 대해 축하인사를 전하며 "오랜 친선의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는 두 나라 관계를 공고하고 건전하고 발전적으로 발전시키는 데 아주 유익한 그런 만남이 될거라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이날 단독회담 종료 후 확대회담을 이어가며 한반도 비핵화 공조 방안, 양국 교류협력 확대 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심도 있게 교환할 예정이다. 이날 오후 2시께부터 시작된 회담은 4시간 가량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